트렌드 변화 못 따라가 실적 급감
국내에서 철수한 브랜드도 수두룩
[아시아경제 오종탁 기자] 2000년대 화려한 전성기를 구가했던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들이 지금은 침체 일로를 걷고 있다. '트렌디한 외식 매장' 이미지는 온데간데없고 수익성 악화·무더기 점포 폐점 등 이슈로 가끔 거론되는 신세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외식 트렌드 변화, 장기 불황, 1인 가구 증가 등이 맞물려 패밀리 레스토랑의 인기는 차갑게 식은 지 오래다. 전성기 때 열심히 매장을 늘린 패밀리 레스토랑들은 역풍을 맞았다.
대표적인 패밀리 레스토랑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경우 2014년 11월 109개에 달했던 매장 수가 현재 70여개로 쪼그라들었다. 실적 부진으로 폐점이 속출한 탓이다.
아웃백은 호주 자연을 콘셉트로 내건 패밀리 레스토랑으로 1997년 4월 김포공항점을 열면서 한국에 첫발을 내디뎠다. 적극적인 매장 확대에 힘입어 2002년 국내 패밀리 레스토랑 점포 수 1위에 올랐다. 2005년에는 한 해 동안 매장이 20개나 새로 생겼다. 한국 진출 11년 만인 2008년 100번째 점포인 김해점을 열었다. 100호점 오픈 당시 아웃백은 "2012년까지 국내 점포 수를 150개로 확대하겠다"고 공언했다.
기세는 거기까지였다. 이후 치열해진 경쟁으로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가 포화상태에 이르렀고, 불황이 길어지면서 매출은 감소세로 돌아섰다. 아웃백은 지난해 사모펀드(PEF) 스카이레이크인베스트먼트에 인수됐다. 매각 금액은 570억원이었다. 2010년 초 매각 평가액 3000억원에 비하면 5분의1도 채 되지 않는 초라한 액수다.
최근 아웃백은 기존 매장을 새단장하는 한편 할인 혜택을 강화하고 신 메뉴를 선보이는 등 재기를 위한 마케팅에 힘쓰고 있다.
1992년 국내에 들어온 T.G.I.프라이데이스는 2009년 롯데리아에 매각됐다. 2013년 매장수 52개였다가 2년 만에 30여개로 줄었다. 매출 역시 2013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깎였다.
아예 자취를 감춘 패밀리 레스토랑도 수두룩하다. 1995년 국내에 론칭한 베니건스는 2013년까지 전국 21개 매장을 운영했지만 실적 악화로 2014년 점포수가 18곳으로 줄었고, 결국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철수했다. 독특한 시장 형태의 매장 운영으로 인기를 끌었던 마르쉐 역시 실적 부진에 시달리다 2013년 한국 시장에서 발을 뺐다. 씨즐러와 토니로마스도 각각 2013년과 2014년 사업을 접었다.
빕스, 애슐리, 세븐스프링스 등은 획일적인 메뉴·매장 구성을 탈피하거나 세컨드(하위)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 고객 수요 변화에 발맞춰 돌파구를 찾고 있다.
패밀리 레스토랑 타격에 불을 붙인 결정적인 요인은 외식 트렌드 변화다. 건강을 중시하는 웰빙 열풍이 거세지면서 기름진 고열량 음식 위주인 패밀리 레스토랑은 점점 외면받았다. 대신 제철 채소와 친환경 식재료를 내세운 한식 샐러드바 뷔페가 소비자 발길을 붙들었다.
또 개성을 갖춘 다양한 요리를 접할 수 있는 '골목 맛집'이 많아지면서 획일적인 메뉴와 인테리어를 선보이는 패밀리 레스토랑의 매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오종탁 기자 t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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