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왕' 강훈, 무리한 사업확대로 파산…자택서 숨진채 발견
사업 정상화 제동…40억 대금 밀려있던 협력업체 '설상가상'
회생법원, '망고식스 사건' 대표자심문 연기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 스타벅스커피 론칭과 할리스커피 창업 등을 이끌며 '커피왕'이라 불리운 강훈 KH컴퍼니 대표이사가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서 숨진채 발견됐다는 안타까운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대금을 받지 못한 협력업체와 월급이 밀린 직원들은 망연자실한 상황이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24일 오후 5시 46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것을 회사 직원이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금전적으로 힘들어했고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앞서 망고식스를 운영하는 KH컴퍼니와 계열사 KJ마케팅은 지난 14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를 제출했다.
강 대표의 사망 소식이 보도되면서 KH컴퍼니 측 협력업체 대금 지급은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KH컴퍼니와 KJ마케팅이 맹점주들에게 인테리어·간판·기계장비 등의 대금을 받고선, 해당 협력업체에 지불하지 않은 돈만 약 30~40억원이다. 50여명 있던 본사 직원들은 약 1년간 월급이 밀리면서 대부분 퇴사하고, 현재 3~4명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이들이 강훈 대표에게 받지 못한 돈만 약 40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가 그간 정상화 운영을 위해 노력해왔지만 강 대표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면서 사업 정상화에 제동이 걸렸다"며 "회생절차 신청을 하긴 했지만 협력업체 등이 단기간 내에 대금을 지급받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가맹점주들 역시 이 같은 상황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현재 망고식스와 쥬스식스의 가맹점은 각각 100여개와 220여개다. 각 가맹점에 물류가 제대로 지급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여서 제대로 영업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서울회생법원은 '망고식스 사건'의 대표자 심문기일을 추후 지정하기로 했다. 강 대표 사망 소식에 따른 조치다. 회생법원 측은 "망고식스 사건의 대표자심문 기일은 연기한다"며 "대표자심문은 정관 등에 따라 이전되는 후임 대표자를 검토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강 대표는 잇달아 커피전문점을 성공시킨 1세대 커피전문가로 불린다. 그는 1992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입사해 국내 스타벅스커피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면서 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강 대표는 1998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와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를 공동창업한 후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커피왕'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카페베네로 무대를 옮겨간 이후에는 최단 시간에 최다 매장 출점 등 고속성장을 이끌어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2011년 카페베네와 결별한 후 강 대표는 망고식스를 창업했다. 이후 KJ마케팅을 인수하고 망고식스 자매 브랜드인 '쥬스식스'와 '커피식스' 등을 론칭하면서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이에 업계에선 강 대표가 내실 다지기보다 외형 확장에 집중하면서 경영부담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KH컴퍼니는 2015년과 2016년 각각 10억원, 1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년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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