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F·SI 등 화장품·주류사업 손대
코오롱은 시사업 도전 '패션 실험실' 가동
한섬, 유통채널 다각화·인수 브랜드 그룹 DNA 심어
[아시아경제 조호윤 기자] 장기불황으로 고전 중인 패션업계가 미래 먹거리 찾기에 분주하다. 내수 경기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업종 특성 탓에 수년째 침체기를 겪고 있어 돌파구 마련이 시급하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업체들은 성장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본업은 강화하고, 이종사업에도 적극 투자하는 '투트랙 전략'을 취하고 있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 기업으로 도약 중인 LF는 이종 사업의 범위를 넓혔다. 자회사이자 식자재공급업체인 LF푸드는 올 1분기 외식업을 운영하는 퍼블리크를 자회사로 인수했다. 네덜란드 화장품 브랜드 그린랜드의 국내 독점 사업권을 획득해 화장품 유통을 진행 중이며, 올 초에는 주류 유통전문회사 인덜지에 투자하기도 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코모도, 맨온더분, 끌로에, 폴스미스 등 작년 하반기와 올해 상반기에 론칭한 브랜드의 사업 안정화에 집중하고, 지난해부터 실시한 기존 매장의 내실화를 지속한다는 구상이다.
코모도는 올해 하반기 3개 매장을 추가해 총 25개 매장을 운영하고, 맨온더분(MOTB)은 하반기에 6개 매장을 신규 오픈해 올해 말까지 17개 매장을 운영하며 브랜드 볼륨화에 집중한다. 올 상반기 오픈한 끌로에와 폴스미스도 신규 매장을 추가로 오픈해 사업 안정화에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종 사업인 화장품사업에서는 가시적인 성과도 나타났다. 올 2월 공장 가동을 시작한 신세계인터코스코리아는 상반기 기준 기초와 색조 제품을 600만개를 수주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 관계자는 "하반기에도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유럽 등 글로벌 고객사 유치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코오롱FnC부문은 올해부터 '패션 실험실' 미래사업본부를 본격 운영한다. 미래사업본부는 지난해 기존에 없던 신사업에 도전하기 위해 설립된 조직으로, 20~30대의 젊은 직원들로 구성됐다. 기존의 패션 대기업의 사업 전개방식에서 탈피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창출된 아이디어를 사업으로 확대하자는 취지에서 생겨났다.
미래사업본부는 올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사업을 전개한다. '신규브랜드 론칭'을 통해 해외진출을 꾀하고, '첨단통신기술을 탑재한 커넥티드 패션'을 통해 새 영역에 대한 가능성을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올 초 SK네트웍스 패션부문 인수를 마무리 지은 한섬은 인수 브랜드에 '한섬 DNA'를 심고 있다. 브랜드 리빌딩 작업을 위해 이명진 캐주얼사업부장을 한섬 글로벌 여성복 담당 크리에이티브 디렉터(CD)로 임명했고, 10년 이상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이끌어온 조준행 대표를 영입했다.
한섬은 타미힐피거ㆍDKNYㆍCK 등 대중적인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수입브랜드의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고, 상품 라인을 확장해 브랜드별로 차별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한섬의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도 패션사업을 그룹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우기 위해 향후 5년간 패션사업에 2000억원 이상을 투자한다는 방침이다.
패션업계 관계자는 "경기 침체 심화로 패션업계의 고전이 몇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각 업체들은 부진한 브랜드를 정리해 경영 효율화를 꾀하고, 온라인ㆍ모바일 등 유통 채널을 다각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조호윤 기자 hodo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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