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아리 최고 시속 40㎞ 수준, 가장 빠른 물고기 따로 있는데
'수영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상어와 대결을 펼쳤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상어의 세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상어는 가장 빠른 어종이 아닌데도 펠프스가 대결 상대로 선택한 이유도 입길에 오르고 있다.
24일(한국시간) 디스커버리채널이 방영한 '펠프스 vs 상어' 프로그램에서 펠프스는 상어 3마리와 대결을 벌여 1승 2패를 했다. 안전 문제로 따로 경기를 한 뒤 기록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경기는 진행됐다.
펠프스와 상어의 대결은 화제가 됐지만 그 결과는 상어가 100전 100승을 거둘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이번에 대결을 벌인 상어 중 백상아리는 시속 40㎞까지 속도를 낼 수 있지만 펠프스는 전성기 시절 최고 시속 10㎞ 정도로 헤엄쳤기 때문이다. 이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펠프스는 '모노핀'이라는 특수 수영복을 착용했다. 모노핀의 두께는 1㎜에 불과해 물의 저항을 줄이고 지느러미와 같은 물갈퀴가 있어 펠프스의 수영 속도를 시속 30㎞까지 끌어 올릴 수 있다고 한다.
대결 결과 50m를 18초70에 헤엄친 펠프스는 암초상어(18초90)를 겨우 제쳤지만 귀상어(15초10)보다는 3초 이상 느렸다. 100m에서는 38초10을 기록한 펠프스가 36초10의 백상아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백상아리는 영화 '조스'에 나오는 그 상어다. 물에서 백상아리를 만나면 제아무리 '수영황제'라고 해도 도망치기 어렵다는 것만 증명한 것이다.
이번 이벤트는 일견 인간이 해당 분야에서 가장 뛰어난 동물과 신체 능력을 겨루는 대결 중 하나로 보였다. 2007년 세계에서 가장 빠른 럭비선수 브라이언 하바나가 치타와 달리기 대결을 해 패하기도 했는데 치타는 시속 120㎞로 달리는 가장 빠른 육상 동물이었다.
하지만 상어의 속도 40㎞는 물고기들 사이에선 빠르다고 명함을 내밀기 머쓱한 수준이다. '스피드오브애니멀닷컴'에 따르면 물속에서 가장 빠른 어종은 돛새치로 시속 110㎞로 헤엄을 친다. 황새치는 시속 97㎞, 청새치는 시속 81㎞다. 청새치는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노인과 바다'에 등장하는 물고기다. 참다랑어의 속도도 시속 70㎞며 고래도 시속 50㎞로 상어보다 빠르다. 문어의 속도가 시속 40㎞라고 하니 상어는 문어 수준인 셈이다.
비교적 느린 상어가 이번에 인간의 도전 상대로 선정된 이유는 '상어주간' 때문이다. 대결을 주관한 디스커버리채널은 멸종위기에 처한 상어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1988년부터 매년 7, 8월 중 일주일을 '상어주간'으로 정하고 관련 프로그램을 방영하고 있다. 펠프스의 '상어 사랑'도 한몫을 했다. 그는 2012년 런던 올림픽이 끝나고 1차 은퇴를 선언한 직후'상어 다이빙'을 계획했었다. 과거 몰디브 인근 바다에서 유순한 고래상어와 수영을 하기도 했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