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1세대…토종커피 황금기 이끌어
자택서 숨진 채 발견, 유서는 없어
KH컴퍼니,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신청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 국내에 스타벅스커피 론칭에 앞장서고, 토종 커피전문점인 할리스커피를 만들고 카페베네의 성장을 이끌었던 커피전문점 1세대 경영인 강훈(49) KH컴퍼니 대표이사가 자택서 숨진 채 발견됐다. '프랜차이즈 1세대'로 토종 커피 황금기를 이끌었던 만큼 그의 죽음은 업계 충격을 안기고 있다.
25일 서울 서초경찰서에 따르면 강 대표는 전날 오후 5시 46분께 서울 서초구 반포동 자택 화장실에서 숨져있는 것을 회사 직원이 발견했다. 유서는 없었다. 경찰 관계자는 "강씨가 회사 운영이 어려워져 금전적으로 힘들어했고 23일 지인에게 처지를 비관하는 듯한 문자를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1992년 신세계백화점으로 입사해 처음 사회생활에 발을 들인 후 스타벅스 브랜드 론칭 태스크포스(TF)팀으로 발령받아 처음 커피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강 대표는 1998년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와 커피전문점 '할리스커피'를 공동창업한 후 시장에 안착시키면서 '커피왕'으로 불리우기 시작했다.
특히 카페베네로 무대를 옮겨간 이후에는 최단 시간에 최다 매장 출점 등 고속성장을 이끌어내 경영 능력을 인정받았다. 강 대표는 2011년 카페베네와 결별한 후 망고식스를 창업했다.
그의 목표는 망고식스를 글로벌 브랜드로 만드는 것이였다. 이를 위해 이후 KJ마케팅을 인수하고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시장에 진출하는 등 공격적인 경영을 펼쳤다.
그러나 대형 매장과 프리미엄 메뉴를 특징으로 해 창업비용이 많이 들고, 주 메뉴가 과일 음료와 빙수 등이어서 '한철 장사'에 기대야 한다는 점이 한계로 지적돼왔다.
특히 KJ마케팅이 출자하는 방식으로 망고식스 자매 브랜드인 '쥬스식스'와 '커피식스' 등을 론칭하면서 업계에선 강 대표가 경영부담을 자초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강 대표의 생각과는 달리 실적은 곤두박질쳤다. 망고식스는 2015년에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로 전환돼 각각 10억원, 13억원의 손실을 보는 등 경영난에 빠졌다. 감사인이 망고식스에 대해 존속능력이 의문스럽다는 의견을 남기기도 했다.
매장 수 역시 2014년 말 161개로 최대치를 찍은 후 2015년 145개, 지난해 101개 수준으로 감소했다. 직영점 수 역시 2013년 15곳에서 2015년 6곳으로 줄어들었다.
이 같은 상황에도 강 대표는 지난해 말 또 다른 커피·디저트 브랜드 디센트를 론칭하며 프랜차이즈 가맹점 모집에 나서자 업계에서는 내실 다지기에 집중해야한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올 초부터 임직원들의 월급이 미지급되고, 퇴사가 잇따르는 등 사실상 정상적인 회사운영이 힘들다는 소문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더불어 강 대표는 공정거래위원회, 고용노동부, 민사소송 등의 여러 건의 소송에도 휩싸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KH컴퍼니는 최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절차 개시 신청서도 제출했다. '쥬스식스'와 '커피식스'를 운영하는 계열사인 KJ컴퍼니도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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