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주 디트윌러에서 시작된 산불 확산…비상사태 선포
4만5000에이커 불타고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위협, 주민 수천명 긴급 대피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미국 서부 캘리포니아주에서 지난 주말부터 이어진 대형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주민 수천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지고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19일(현지시간) 제리 브라운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 지역 중부 디트윌러에서 시작된 산불 위험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마리포사 카운티 주민 5000명에게는 대피령이 내려졌고 산불을 피해 집을 떠난 많은 주민들이 인근 학교 등 임시 시설에서 머물고 있다.
CNN방송 등에 따르면 미 서부 지역에 발생한 30여개의 산불 가운데 가장 거센 디트윌러 산불은 이미 4만5000에이커(약 5500만평)의 산림을 태웠지만 기세가 누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는 한국 영토 절반에 해당하는 수준으로 현재까지 진화율은 5%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산불이 계속 확산하면서 인근의 요세미티 국립공원도 위협받고 있다.
비상대피 명령을 받은 한 주민은 "보안관이 10분내로 떠나라고 했다"며 "내 옷가지들과 어머니 그리고 여자친구의 짐을 닥치는 대로 챙겨 강아지와 함께 트럭에 올라탔다"며 당시의 긴박한 상황을 전했다.
주 당국은 소방 헬기와 항공기 수십대, 캘리포니아 전 지역의 소방관들을 동원해 진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록적인 폭염과 건조한 날씨, 강한 바람이 더해지며 불길이 더욱 커지는 상황이다. 산불로 발생한 연기 기둥이 인접한 네바다주에서도 관측될 정도다.
가옥과 건물 여러채가 소실됐고 수도, 통신 등 기간 시설도 일부 파괴되면서 도시 기능까지 마비되고 있다. 아이삭 산체스 캘리포니아 소방당국 대변인은 "이번 진화 작업은 극한의 도전"이라고 말했다.
산불 위협이 점차 고조되고 있는 요세미티 국립공원 측은 아직 공원 폐쇄를 하진 않았지만 실시간으로 상황을 지켜보며 최악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이미 공원 내 상당한 지역이 산불로 인해 시커먼 연기에 휩싸였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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