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독일 다임러그룹이 18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에서 메르세데스 벤츠 디젤 차량 300만대를 리콜한다고 발표했다.
리콜 대상은 유로 5와 유로 6 표준으로 생산된 벤츠 디젤 차량이며 다임러는 이들 차량에 장착된 엔진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정비해 줄 방침이다. 회사는 이번 무료 정비에 총 2억2000만유로(약 2860억원)가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임러는 성명에서 '디젤 구동을 위한 미래 계획'의 하나로 리콜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디터 체체 최고경영자(CEO)는 "앞으로 디젤은 이산화탄소 저감만이 아닌 확고한 구동 혼용 시스템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며 디젤 차량의 배기가스 관련 장치를 향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독일 언론은 다임러의 이같은 자발적 리콜 조치가 현재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배출가스 조작 혐의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가라앉히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소프트웨어 장치는 배출가스 조작 의혹에 핵심 부품에 해당하기 때문에 의미가 더 크다.
지난 12일 독일 쥐트도이체이퉁(SZ)과 공영 WDR, NDR방송 공동보도팀은 다임러그룹이 메르세데스 벤츠 자동차에 10년동안 배출가스 조작장치를 설치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배출가스 조작장치가 들어간 디젤차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최소 100만대 이상이 판매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다임러는 현행법을 위반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앞서 다임러의 경쟁사인 독일 폭스바겐(VW)은 환경당국 검사를 받으면서 일반 주행 때와는 다른 소프트웨어를 장착하는 수법으로 디젤차의 배출가스량을 조작한 혐의로 미국에서 43억달러(약 4조8000억원)의 벌금을 부과받았다. 폭스바겐 사태 이후 다임러는 디젤차 24만7000대를 대상으로 자발적인 리콜을 실시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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