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산비리 정조준한 檢, KAI 협력업체들 대거 압색

[아시아경제 김효진 기자] 대대적인 방산비리 수사에 나선 검찰이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을 압수수색한 데 이어 협력업체들까지 대거 압수수색했다.

18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박찬호 부장검사)는 18일 오전 P사 등 KAI의 협력업체 5곳을 압수수색해 컴퓨터 하드디스크와 각종 회계 관련 서류 등을 확보했다.

검찰의 이번 압수수색은 KAI가 개발비용을 부풀려 비자금을 조성하고 특정 협력업체들에 일감을 몰아준 정황 등과 관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검찰은 KAI에서 차장급으로 일했던 A씨의 200억원대 횡령 및 배임 혐의를 포착하고 수사중이다.

한국형 기동헬기 '수리온'과 경공격기 'FA-50' 등의 개발과 관련한 외부용역 업무를 맡아 일하던 A씨는 자신의 처남 명의로 설계용역 업체를 몰래 차린 뒤 247억원 규모의 용역 계약을 체결하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가 이 과정에서 용역비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약 118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의심한다. 검찰은 A씨가 처남 명의의 회사로부터 차명계좌로 약 20억원을 직접 받아챙긴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오고간 돈의 규모로 미뤄볼 때 KAI의 고위 인사들이 비위를 묵인ㆍ방조하고 일부를 상납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수리온'이 애초 요구한 규격 및 기준에 미달했음에도 전력화를 무리하게 추진한 의혹과 관련해 방위사업청에 대한 조사도 진행중이다.

김효진 기자 hjn2529@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