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노조 13,14일 찬반투표서 66%찬성
-중노위 조정끝나면 18일부터 파업 가능해져
-상견례가진지 3개월도 안돼 노조가 결렬선언
-지난해 24차례파업에 3조원 손실 최악의 한해
-기아차노조도 파업 가능성…작년에도 파업 1.9조 손실
-실적·이익둔화 속 무더기 신차 내놓았는데…현장마비 우려
[아시아경제 이경호 기자]민주노총 금속노조 산하 최대 사업장인 현대자동차지부(현대차노조)가 6년 연속 파업 초읽기에 들어갔다.
14일 현대차노사에 따르면 지난 13,14일 이틀간 현대차노조가 조합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파업 찬반 투표에서 과반이 넘는 66%가 찬성해 가결됐다.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의 10일간 조정 기간이 끝나는 18일부터 합법 파업을 할 수 있다. 올해도 파업에 들어가면 6년 연속이다. 다만 노조가 파업에 들어가더라도 시기는 여름휴가가 지나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틀간 진행된 투표를 개표한 결과, 전체 조합원 5만274명을 가운데 90%인 4만4751명에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60%인 3만3145명이 찬성표를 던졌고 33%인 1만6496명이 반대했다.
현대차노사는 지난 4월 20일 임단협 상견례를 열고 교섭을 시작했으나 시작부터 노사간에 접점을 찾지 못했다.노조는 지난 6일 20차 교섭에서 회사 측이 제시안을 내지 않자 결렬을 선언했고, 임시대의원대회에서 쟁의발생을 결의한 바 있다.
노조는 임금 15만4883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순이익 30%(우리사주포함) 성과급 지급, 4차 산업혁명과 자동차산업 발전에 대비한 '총고용 보장 합의서' 체결, 정년 65세 연장 등을 요구했다. 또한 사회공헌기금 확대와 사회공헌위원회 구성, 해고자 복직, 일부 조합원 손해배상·가압류·고소·고발 취하, 퇴직자 복지센터 건립 등도 있다.
여기에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에 노사 각각 2500억원씩 총 5000억원을 일자리연대기금으로 조성해 자동차업계로부터 "실체가 없는 허무맹랑한 주장"이라는 비판을 받았다. 금속노조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17곳의 정규직 노동자의 통상임금 소송 금액에서 약 2500억원을 내놓고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 5000억원 규모의 '일자리연대기금'을 조성하자고 주장했다. 여기에 임단협 타결로 발생하는 임금인상분에서 해마다 100억원 정도를 마련하고 회사가 같은 금액을 보태 총 200억원을 마련하자고 했다.
이에 대해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기금의 주요 재원인 통상임금 소송 임금이라는 것이 전혀 실체가 없는 돈이라는 것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반박했다. 노조의 2500억 재원 마련은 통상임금 관련 1인당 소송 청구액 2100~6600만원을 기반으로 상정했는데 이는 통상임금 소송에서 전 그룹사 노조가 승소하고 요구한 금액 전부가 받아들여졌을 때에만 조합원이 받을 수 있는 가상의 돈이라는 주장이다.
현대차노조가 파업에 들어갈 경우 현대차노조와 보폭을 맞춰온 기아차노조도 파업대열에 가세할 것으로 관측된다. 임금교섭 중인 기아차 노조는 앞서 지난달 29일 사측이 제시한 통상임금 안을 수용할 수 없다며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이렇게되면 현대기아차는 국내외 판매부진에 이익둔화를 막기 위해 추진해온 공격적인 신차출시와 판매·마케팅 강화노력이 생산현장 마비로 인해 큰 차질을 빚게 된다.
현대차노조는 지난해 임금협상 과정에서 12년 만의 전면파업을 비롯해 모두 24차례 파업을 벌였다. 또한 12차례 주말 특근을 거부하는 등 노사분규에 따른 회사의 생산차질 규모의 누계가 14만2000여 대에 3조1000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됐다. 현대차 단일 사업장의 근로손실 일수만 따져도 51만3605시간에 달했다. 과거 3년간 현대차의 근로손실 일수는 2013년 20만7125시간, 2014년 11만4000시간, 2015년 8만3383시간이었다. 기아차도 지난해 22차례 파업으로 9만 대, 1조9000억 원의 손실을 봤다. 현대기아차를 합하면 파업에 따른 한해 손실이 5조원에 육박한다.
이경호 기자 gungh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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