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한국GM 노조가 파업을 결의한데 이어 일자리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고용 불안정성 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GM 노조는 12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글로벌 GM이 '한국GM의 지속가능한 장기적 발전전망'을 제시한다면 노조는 품질과 생산성 향상은 물론 인건비 상승 완화, 비용절감 등 회사발전을 위해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밝혔다.
이어 "노조는 현재의 구조적인 불투명성과 불안정성에 가장 큰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며 "한국GM의 미래가 밝아지기만 한다면 노조는 파업을 자제하고 언제든 협력할 의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노조는 "글로벌GM의 수익구조개편 전략에 따른 구조조정과 지속적인 물량감소로 한국GM 1만5000 노동자는 물론 30만 협력업체 노동자와 가족의 생존권이 불안한 상황"이라며 "앞으로 금속노조와 민주노총을 비롯한 각계각층과 대책위를 구성해 고용을 지키기 위한 활동을 전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GM의 수출·내수 생산량은 2011년 기준 100만대에서 지난해 기준 45만대까지 감소했다. 군산공장의 가동률은 현재 20%대로 떨어졌고 엔진 공장도 주 1∼2일만 가동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산업은행이 한국GM의 경영전략에 대해 행사할 수 있는 특별 결의 거부권(비토권)이 올 10월 효력을 잃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GM은 산업은행(정부)과 2010년 추가 협약 'GM대우 장기발전 기본합의서'에 따라 산은 보유지분 17.02%로 특별결의 거부권(비토권)이 가능하다"며 "그러나 오는 10월 16일 협약기간이 만료되며 비토권은 상실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은이 보유지분을 매각한다면 (한국GM의) 철수까지도 가능해지는 상황"이라며 "이런 엄중한 상황에도 정부는 어떠한 대책도 갖고 있지 않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정부는 GM과 '한국GM의 장기적인 발전전망이 담긴 구체적인 실천방안' 등 새로운 협약 체결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이를 위해 산은이 보유한 한국GM 지분 17.02%를 매각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편 한국GM 노조는 지난 6~7일 진행된 파업 찬반 투표에서 노조원 68.4% 파업에 찬성했다.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했고 중노위는 오는 14일까지 조정기간을 연장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만약 중노위에서 노사 간 조정 중지 결정을 내리면 노조는 합법적으로 파업할 수 있다.
노조는 파업투표 전 월 기본급 15만4883원 인상, 통상임금(424만7221원)의 500% 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현실화를 요구한 바 있다. 사측은 여기에 기본급 5만원 인상, 연말까지 성과급 400만원 지급, 협상 타결 즉시 500만원 격려금 지급 등의 협상안을 제시했지만 서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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