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시간 궁금증이 닮은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

시계아이콘02분 11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박미주의 책피카]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시간 궁금증이 닮은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
AD


상대적 시간 관념 생각해낸 두 학자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
특허국과 경도국에서 시계 동기화 생각…제국주의, 시계·지도 통일 필요성 배경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지구는 모래바람으로 황폐화하고 전 세계는 식량 부족에 시달린다. 이 상황에서 우주선 조종사였던 아버지는 어린 딸의 만류를 뒤로 하고 자식들을 위해 지구를 대체할 행성을 찾아 우주로 나간다. 여차저차 블랙홀에 들어간 아버지는 5차원 세계에서 딸의 모습을 발견한다. 딸에게 중력방정식을 완성할 수 있는 블랙홀 안의 데이터도 전달한다. 덕분에 인류는 중력을 적용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우주에 건설했다. 딸과 아버지의 성을 딴 '쿠퍼 스테이션'이다. 아버지는 마침내 쿠퍼스테이션에서 딸을 만난다. 그러나 떠날 때와 큰 차이 없이 흰머리조차 찾기 힘든 아버지의 외모와는 달리 딸은 120세 이상의 임종을 앞둔 할머니가 되어 있었다. 인류는 구했지만 사랑스러운 딸의 성장과정을 보지 못한 아버지, 그를 항상 그리워했던 딸이 안타깝기만 하다.


2014년 개봉한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인터스텔라' 얘기다. 여기서 어떻게 딸이 아버지보다 늙을 수 있었을까. 답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있다. 시간은 절대적이지 않으며 상대적이라는 개념이다. 이 이론에 따르면 빠른 물체 안에서, 또 중력이 큰 상태에 시간은 상대적으로 더 느리게 간다. 빠른 우주선을 탔고, 중력이 큰 행성에 머물렀던 아버지였기에 딸보다 시간이 느리게 갔고 늙지 않았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뉴턴 물리학의 절대시간이라는 과학계의 통념을 뒤흔들었다. '지식의 커다란 전환점'이 되었고 현재는 GPS나 인공위성 같은 최첨단 기술 등으로 발달했다. 전 세계는 인공위성으로 시간이 통일될 수 있었다. 인공위성의 중력과 속도 등을 고려해 지상의 시간 오차를 교정했다. 상대성이론이 '시계의 동기화', 전 세계인들의 시간을 통일시켰다는 얘기다. 덕분에 우리는 어디에서건 시간을, 또 다른 나라의 시간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상대성이론은 아인슈타인이 단순 '천재'이기 때문에 만들어낼 수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전과 같은 시대의 학자들, 그가 일했던 스위스 베른의 특허국 상황, 식민주의적 제국시대의 시계, 지도 등의 통일화 필요성 같은 시대적 배경이 영향을 미쳤다.


하버드대 과학사ㆍ물리학 석좌교수이자 과학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피터 갤리슨(Peter Galison)은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에서 학자들의 일상생활을 파고들며 이 과정을 상세히 파헤친다. 이들이 속했던 학교나 직장은 어땠고, 누구와 교류했으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등을 편지, 연설문, 강의자료, 회의 기록물, 특허신청서 등을 통해 추적한다. 그러면서 과학이 추상적인 이론에서 나아가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실생활과 연결돼 있으며 역사와도 연관돼 있다는 걸 보여준다. 수학 공식을 칠판에 적는 현실과 동떨어진 공상가 아인슈타인이 아닌 현실에서 볼 수 있는 특허국 직원이자 26세의 젊은 무명 과학자 아인슈타인을 내세운다.


"이 책의 목표는 우리가 너무 자주 만나곤 하는 알베르트 아인슈타인과 앙리 푸앵카레와는 전혀 다른 모습을 되찾는 것이었다. 1900년 무렵 유럽은 1000년 역사에 가장 비상한 기술적 변화의 한가운데에 있었다. 자동차, 전신, 화학적 생산, 전기, 전구, 라디오, 인공 비행의 발전과 더불어 세계는 해마다 달마다 시민들의 눈앞에서 바뀌고 있었다. 이러한 발전을 당연히 간과할 리 없었던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가 바로 그 변화에 중심에 있었다. 아인슈타인은 특허국에 있었고 자신의 특허를 출원하기도 했다. 파리 경도국을 책임지고 있던 푸앵카레는 수천㎞의 해저케이블을 통해 시간 신호를 보내서 정교한 세계지도를 창조한다는 전 세계에 걸친 프로젝트의 중심에서 세계를 바라보고 있었다."


갤리슨이 푸앵카레를 불러온 이유는 그가 아인슈타인에 앞서 상대성이론, 상대적 시간 관념을 생각해냈기 때문이다. 아인슈타인이 특수상대성이론에 관해 쓴 '움직이는 물체의 전기동역학에 관하여'가 나온 시점은 1905년이었다. 동시대에 저명한 과학자였던 푸앵카레는 1898년 '시간의 척도'라는 논문에서 동시성이 사람들의 동의로 형성된 단순 규약일 뿐이고 빛과 같은 신호의 교환을 통해 시계를 맞추는 것으로 정의돼야 한다고 했다. 갤리슨은 푸앵카레의 책들이 베스트셀러였고 독일어로도 번역돼 아인슈타인이 그의 논문을 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아울러 푸앵카레는 프랑스 경도국에서 시간의 동기화에 앞장서기도 했다. 경도를 정확하게 측정하고 지도에 표시하기 위해서 시계의 동기화가 필요했다. 아인슈타인 또한 전기동역학, 시계의 동기화에 관심이 있었고, 특허국에서 시계 동기화를 위한 기술들을 접했다. 시계의 동기화를 기술적, 철학적, 물리학적 교차점으로 풀어냈다. 푸앵카레와 아인슈타인 모두 실제와 이론 간에 접점이 있었다는 점은 책의 핵심 내용이다.

시간 궁금증이 닮은 아인슈타인과 푸앵카레


'아인슈타인의 시계, 푸앵카레의 지도 : 시간의 제국들'|피터 갤리슨 지음|김재영·이희은 옮김|동아시아 펴냄|2만5000원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 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