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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人事 갈등]청문회 '무용론' 솔솔…개선 방향은(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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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도입…청문대상자 63명
도덕성 분리, 정책 검증에 집중
'민정수석실 검증 책임제' 등 대안
해외에선 미국, 필리핀 등이 인사청문 시행



[아시아경제 오상도 기자, 최웅 인턴기자] "현행 인사청문회는 '계륵'이나 마찬가지다."(야권 핵심 관계자)

강경화 외교부 장관 임명 강행으로 급랭된 정국이 송영무(국방부)ㆍ조대엽(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임명을 둘러싸고 멈춰서면서 '청문회 무용론'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2000년 국내 첫 도입…원조는 미국= 국내에서 인사청문회는 2000년 6월 처음으로 도입됐다. 2003년 1월 국가정보원장, 검찰총장, 국세청장, 경찰청장 등 주요 권력기관장이 대상에 포함됐고 2005년 7월에는 국회법 개정으로 모든 국무위원 후보자가 검증 대상이 됐다. 국회 동의 대상인 국무총리, 헌법재판소장 등 17명을 포함해 현재 인사청문을 받아야 하는 대상자는 모두 63명에 이른다. 한국은행총재, 국가인권위원장, 한국방송공사 사장 등 주요 기관장들도 예외가 아니다.

인사청문은 원래 대통령의 인사권 행사에 대한 의회의 견제와 균형이 목표였다. 의회의 견제 수단인 만큼 의원내각제보다는 대통령제 국가에서 주로 활용됐다. 원조는 미국이다. 한국과 필리핀 등이 이를 기반으로 비슷한 제도를 채택했다.


인사청문회는 공직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도덕성을 함께 검증하는 자리인데, 지금까지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보다 도덕성 검증에 집중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가까스로 청문회를 마치더라도 국민들의 뇌리에는 이미 '부적격자' '도덕적 문제인사'로 각인되기 일쑤다.


◆자질·능력보다 도덕성 검증에 집중…흠집 내기로 전락= 인사청문회가 시간 낭비, 세금 낭비라는 목소리도 높다. 국무총리 등 국회 본회의 의결을 거치는 직위와 달리 장관 등은 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대통령이 임명할 수 있는 것도 논란거리다. 일각에선 청문회가 여야 간 정치 공방과 뒷거래의 장으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청문회장에서 여당은 후보자를 주로 옹호하고, 야당은 반대한다. 또 야당이 후보자의 발목을 잡지 않는 조건으로 여당에 협상을 요구하기도 한다.


이 같은 인사청문회의 개편 방향은 벌써부터 다양하게 논의되고 있다. 지난달 정세균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는 국회 운영위원회에 인사청문소위원회를 두기로 합의했다. 정치인과 전문가들은 인사청문회가 정상화되기 위해선 정책 검증에 더 집중해야 한다는 공통된 의견을 내놓았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남인순 의원은 "도덕성 검증과 자질ㆍ능력 검증을 분리해 개인, 가족과 관련된 부분은 사전 검증을 마치거나 비공개로 진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지금의 인사청문회는 후보자들뿐 아니라 역대 정권의 문제"라며 "그렇다고 모든 인사청문을 국회 인준 형식으로 간다면 대통령 임명권을 침해하고 헌법에도 어긋나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인사청문회는) 입법부가 행정부의 인사권을 견제하기 위한 제도로, 대통령제 국가에선 미국ㆍ한국ㆍ필리핀 정도만 채택하고 있다"며 "참고할 외국의 사례가 별로 없어 제도적으로 고칠 여지도 거의 없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2010년 이명박 정부는 8ㆍ8 개각에서 3명의 후보자가 낙마한 뒤 개선안을 마련했지만 청와대의 검증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개선안이 제대로 지켜졌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능력과 도덕성 검증 분리?…초당파적 기준 마련이 관건= 국회 운영위원장인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현재의 갈등은) 제도 개선보다 독선적인 청와대의 태도가 더 문제"라고 꼬집었다. "청와대가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검증을 하기보다 알면서도 문제가 있는 인사들을 줄줄이 내려 보내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뾰족한 수는 명확하게 드러나지 않고 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사전검증 책임제, 국무위원에 대한 국회의 거부권 인정, 하향식 검증 등이 그나마 대안으로 제시된다. 예컨대 국회 차원에서 일관된 검증 기준을 마련하고 이에 앞서 청와대에서 검증 시스템을 체계화하는 투트랙 개선안이 거론된다.


검증의 기준시점도 다양하게 논의 중이다. 예컨대 한국연구재단이 교수 등에게 적용하기 위해 마련한 '연구윤리지침'이 마련된 2007년이 주로 거론된다.


무엇보다 공직 후보자의 사생활 보호와 가족의 인격권을 국민의 알권리와 조화시키는 과정이 요구되고 있다. 청문 과정에서 부인의 쇼핑 내역이나 자녀 성적표를 요구하는 등 지나치게 사적인 영역으로 검증이 확대되는 부작용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여권 핵심 관계자는 "인사청문회는 의원들의 의식변화가 우선시돼야 한다"며 "도덕적 검증의 잣대와 관련해선 초당파적 기준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최웅 인턴기자 choiwoong@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오상도 기자 sd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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