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극성 장애(조울증)가 있는 40대 아들이 친어머니를 살해한 혐의로 기소, 중형이 선고됐다.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 11부(이성호 부장판사)는 존속살인 등 혐의로 기소된 박모(42)씨에게 징역 30년을 선고했다고 7일 밝혔다.
박씨는 2월 서울 도봉구의 자택에서 어머니(65)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에 따르면 박씨는 평소 심한 조울증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병 때문에 직장생활을 못 하는 데다 술값과 도박 비용 마련을 위한 대출까지 받은 처지여서 어머니에게서 하루 용돈 5천∼1만원을 받으며 생활했다. 경제적 어려움과 병으로 인한 폭력적 성향 때문에 가족들과 소원할 수밖에 없었다.
박씨는 지방에 간 아버지가 귀가하지 못해 집에 어머니와 둘이 있게 된 날 둔기로 어머니를 100여 차례 때려 숨지게 했다.
재판부는 "오랜 기간 자신을 위해 헌신한 어머니를 살해한 피고인의 행위는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는 패륜적이고 반사회적 범죄"라며 "다른 가족도 평생 치유되기 어려운 정신적 충격을 입어 피고인의 동생도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범행에 사용한 철제 프라이팬이 휘어질 정도로 범행 방법도 잔인해 엄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만 "피고인이 양극성 장애 등 정신질환을 앓으면서 정상적인 판단력이 어느 정도 결여된 채 심신미약 상태에서 범행한 보이는 점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아시아경제 티잼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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