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만삭스, 'IT회사' 선언…금융+비금융 융복합 제휴 적극 나서야"
[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조영서 신한금융지주 디지털전략팀 본부장은 6일 "금융의 디지털 혁명은 철저히 '사람(고객) 중심'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2017 서울아시아금융포럼(SAFF)'에서 '고객 중심의 디지털 금융혁명'이란 주제로 강연을 열고 "정보 비대칭성이 사라진 현실 아래 더 이상 (금융서비스) 공급자인 금융사의 우위는 사라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철저히 수요자인 고객을 중심으로 비즈니스 모델을 재설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조 본부장은 올초 출범한 인터넷 전문은행의 초기 사업모델을 설계한 인물로 최근 신한지주에 전격 영입돼 디지털트랜스포메이션(DT) 전략을 이끌고 있다. 그는 "4대 금융그룹끼리 경쟁하던 시대는 이제 끝났다"며 "지금은 분명 국내 금융사에게 위기라고 할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 위기를 극복할 단초 또한 디지털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본부장은 금융의 디지털화(化)가 이뤄지고 있는 영역을 ▲고객 ▲채널 ▲상품 ▲경쟁 ▲역량 등 5가지로 분류해 분석했다. 그는 "'극단적 편의성'을 추구해 완벽한 고객중심적 혁신을 실현해야 한다"며 "일반적 '평균'이 아닌 고객 개개인을 분석해 일상생활에서 파생되는 금융 수요를 즉각적으로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외에도 유럽 금융사들의 지점 축소전략, 금융과 비금융의 '융복합 생활플랫폼' 제휴, 인공지능(AI) 기술이 탑재된 로보어드바이저 및 빅데이터 분석 알고리즘 등을 각각의 혁신 사례와 함께 소개했다.
조 본부장은 이미 약 2년 전 세계 최대 투자은행으로 꼽히는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회장이 '골드만삭스는 IT회사다'라고 선언한 점에 주목했다. 그는 이 발언을 인용해 "실제 골드만삭스 직원의 3분의1 이상이 IT인력"이라며 "매년 2~3조에 이르는 규모의 금액을 디지털 신기술 개발에 투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내 금융사들의 관련 예산은 연 5000억원 안팎으로 알려진 것과 큰 차이를 보이는 대목이다.
조 본부장은 "골드만삭스가 앞서 투자에 나선 빅데이터·AI·블록체인·클라우드·사물인터넷(IoT) 등이 금융시장에서 디지털 신기술로 각광받을 것"이라며 "이미 AI 기술이 적용된 로보어드바이저, 빅데이터 기반의 상품추천 알고리즘, 블록체인 기반의 해외송금 및 무역금융 등이 활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조 본부장은 "향후 2~3년간 디지털 환경이 급변하고 관련 규제의 방향성 또한 예측하기 힘들어 판단이 어려울 수 있지만, 그 중심은 결국 사람"이라고 다시 한 번 강조한 뒤 "기술은 활용을 할 뿐 목적 그 자체는 될 수 없다"는 조언과 함께 강연을 마무리했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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