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앞두고 또 다시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시사하고 나섰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폴란드로 떠날 준비가 됐다. 그 다음 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독일로 갔다가 토요일에 돌아온다"고 적었다. 그는 이어 "미국은 세계 역사상 최악의 무역협정들을 일부 체결했다. 왜 우리를 돕지 않는 나라들과 이런 무역협정을 계속해야 하나"고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악의 무역협정이 어떤 것인지 구체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G20 정상회의와 함께 언급한 것을 볼 때 참가국인 한국과 체결한 한미FTA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한미FTA 재협상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 천명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모두 발언 때 "지금 한미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언급해 양국 관계자들을 모두 혼란에 빠뜨렸다.
정상회담 직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우주위원회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에서는 "그(한미FTA) 무역협정은 만기가 다가온다. 사실 2주 전에 만기가 도래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발언은 모두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었지만 미국이 향후 무역 협정에 대한 재검토를 다시 한번 강력 시사한 것이란 점에서 의미가 크다. 현재 미국은 캐나다·멕시코와 3국이 체결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의 재협상에 들어간 상태다.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 이후 줄곧 '미국 우선주의'를 강조하며 한미FTA나 NAFTA 등일부 불공정한 무역협정들이 미국인의 일자리를 뺏는 '재앙'이라고 맹비난 해왔다.
의회전문지 더 힐은 G20 정상회의 참석 차 출국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이같은 글을 올린 것에 대해 이번 해외 순방에서도 미국을 우선시하는 방향으로 무역협상을 재조정 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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