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긴장감 고조…文 대통령도 강경 조치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하면서 한반도가 격랑에 휩싸였다. 북한은 ICBM 발사 성공을 내세워 한반도 정국의 주도권을 행사하려고 하는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말보다는 행동'이라는 강경 조치를 들고 나왔다. 미국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한반도를 둘러싼 ICBM 발 위기는 북이 1993년 핵확산 금지조약(NPT}를 탈퇴한 이후 최고조에 이르고 있다. 북의 ICBM 개발 성공이 확인될 경우 그 동안 국제 사회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면서 6차 핵실험을 막을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문 대통령은 5일 "북한의 엄중한 도발에 우리가 성명으로만 대응할 상황이 아니며 우리의 확고한 미사일 연합대응태세를 북한에게 확실히 보여줄 필요가 있다"며 '한·미 미사일 연합 무력시위'를 지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문 대통령님의 단호한 의지를 높이 평가하고 공감한다"고 화답했다.
미국 정부도 북한의 도발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부 장관은 4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또 "(북한의) 위협을 멈추기 위해 국제사회의 행동이 요구된다"면서 "북한 노동자를 초청하거나 ,북한 정권에 경제적·군사적 이익을 주거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결의를 이행하지 않는 국가들은 위험스런 (북한) 정권을 돕고 방조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의 ICBM 발사 실험을 공식 확인하는 동시에 강력한 국제사회의 대북 공조로 북한의 비핵화와 ICBM 개발 포기를 관철시키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은 전날 발사한 미사일 '화성-14'이 ICBM이라고 주장하며 핵 동결과 미사일 개발을 국제사회와 협상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차 밝혔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은 전날 '화성-14' 시험발사 현장을 지켜본 뒤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과 핵위협이 근원적으로 청산되지 않는 한, 어떤 경우에도 핵과 탄도로켓을 협상탁에 올려놓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전략적 선택을 눈여겨보았을 미국놈들이 매우 불쾌해 했을 것"이라며 "독립절(미국 독립기념일)에 우리에게서 받은 '선물 보따리'가 썩 마음에 들지 않아 할 것 같은데 앞으로 심심치 않게 크고 작은 '선물 보따리'들을 자주 보내주자"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특히 '화성-14' 발사를 통해 미사일 탄두부의 대기권 재진입과 단 분리 기술 시험이 성공했다는 점에 더욱 고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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