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료 시한없는 FTA놓고 "2주 전 만기 도래" 논란
백악관 "한미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 요구할 것"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사실상 2주 전에 만기됐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을 펼치며 재협상에 대한 입장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0일(현지시간) 방미 중인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이 끝난 후 백악관에서 열린 국가우주위원회 관련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한국과의 무역협정을 협상하기 위해 아침 시간을 보낸 윌버 로스 상무장관도 이 자리에 배석했다"면서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그 무역협정은 만기가 다가온다. 사실 2주 전에 만기가 도래했다. 우리는 협상을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예상치 못한 발언에 옆에 있던 로스 장관은 "우리는 일부 진전을 이뤘다"고만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미FTA를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발언 문맥상 한미FTA를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하지만 한미FTA는 만료 시한이 없어 트럼프 대통령이 또 한번 '실언'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단독 정상회담 모두발언 때도 "지금 한미FTA 재협상을 하고 있다"고 말해 한미FTA 협상이 현재 진행 중이라는 인식을 주면서 논란을 야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한미FTA 재협상에 대해 한미 양측간 합의한 바가 없다"고 일축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발언에 대해 문 대통령은 1일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간담회에서 "(두 정상의) 합의 내용을 보면 된다. 나머지는 합의 외의 이야기"라면서 "경위는 모르겠지만, 공동성명이 기자들에게 배포된 가운데 더해 (두 정상이 공동 언론발표에서)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저는 공동성명 내용을 알아 거기 맞춰 이야기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합의하지 못한 이야기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새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수석 부대변인은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FTA 재협상 발언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미국 무역대표부 대표)가 재협상 및 협정 개정의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한미FTA) 특별공동위원회 개최를 요구할 것"이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에 관한 한 확실하게 더 나은, 그리고 최상의 협상을 하겠다고 공언해왔다"고 밝혔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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