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FTA 재협상 합의 없어…트럼프, 별도 얘기"
"기대 밖의 성과…생각했던 것보다 뜻 잘 맞았다"
"북핵 상황 더 엄중…전략 특정하지 않는게 현명"
[아시아경제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1일(미국 동부 현지시간)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문제와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과 상·하원 의원 등 모든 분들이 절차적 정당성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당연하게 얘기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D.C 영빈관 블레어하우스에서 연 워싱턴특파원 간담회에서 "이것(사드)에 대해서는 아무도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서 이 같이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사드 배치 문제는 공동성명에 담을 만한 내용이 아니었다"며 "중국과 협의는 별개의 과제로 남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 논란과 관련, "왜 그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반문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FTA 재협상) 합의는 없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그 합의(공동성명) 만으로 만족할 수는 없었던지 재협상을 별도로 얘기하신 것이고 합의 외의 얘기"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기대 밖의 대접을 받았고 기대 밖의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오랜 기간 임기를 같이하게 되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위상이 많이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대북 전략과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 따르면 그것은 변화하는 정세에서 감으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 가까이 있는 한국이 감이 더 좋지 않겠느냐고 오히려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지금 단계로 특정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핵 동결을 확실히 약속하면 북핵 폐기와 대화가 가능하다는 생각"이라며 "북핵 동결은 대화의 입구가 되고 출구는 완전한 핵 폐기"라고 말했다. 이어 "9·19 선언 때보다는 상황이 더 엄중해졌다"며 "북한의 핵과 미사일이 더 발전해서 그때와 같은 접근법은 안 된다. 지금 상황에 맞춰 고도의 전략 전술을 맞춰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동북아시아의 안정을 위해 한·미·일을 넘어 중국, 러시아와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것들(한·미·일)을 다 넘어서 중국과 러시아도 포함하는 동북아 다자 안보 체제로 가는 것이 언젠가는 궁극적으로 이뤄져야 할 과제"라면서 "이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고 한반도 평화 체제가 구축돼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논란이 됐던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의 한미연합훈련 축소 발언에 대해 "문정인 교수는 청와대 상근 특보가 아니고 필요할 때 자문하는 관계"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수 개인 자격으로 정부 돈을 쓰지 않고 (미국에) 간 것"이라며 "대통령의 입장을 말한 게 아니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공직자의 골프에 대해선 "업무시간 외에는 자유"라며 "업무시간에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골프에 대해 아무 생각이 없다. 골프에 대해 부정적 생각도 없다"며 "연차 휴가는 다 쓰도록 하라. 청와대 직원들은 모두 (연차 휴가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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