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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 마을을 공포에 떨게 한 사드 찬성 단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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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경북 성주군 소성리에서 보수단체 회원들 집회...주민들 "명예훼손, 유언비어 유포, 공포분위기 조성"...경찰에 공문 보내 "27일 재개될 집회 금지해달라" 촉구

시골 마을을 공포에 떨게 한 사드 찬성 단체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22일 보수단체 소성리 사드 찬성 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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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부녀자 코 앞에서 오줌을 싸고, 민가에 침입해 담벼락에 방뇨를 하기도 했다. 떼로 몰려 다니며 이장을 찾아 다니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하고 현수막을 마음대로 떼어 내는 등 이루 말할 수 없는 횡포를 당했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ㆍTHAAD) 찬성 보수단체 회원 600여명이 2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성주골프장앞에서 집회를 하면서 행패를 부리자 주민들이 경찰 측에 추가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하고 나섰다.

이와 관련 소성리 이장 이석주씨 등 마을 주민들이 23일 성주경찰서장에게 공문을 보내 보수단체들이 27일부터 소성리에서 재개할 예정인 사드 찬성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이유는 주민들이 보낸 '시설 보호 요청 및 집회ㆍ행진 금지 요청서'에 잘 드러나 있다.

아시아경제가 입수한 요청서에 따르면, 보수단체 회원들은 당일 집회에서 사드 배치에 반대하는 주민들을 '간첩', '빨갱이', '종북 좌파'로 매도하면서 공포분위기를 조성했다.


이들은 주민들을 향해 "저들 중에는 간첩도 있고, 북한에서 직접적으로 지령을 받는 빨갱이 들입니다. 여러분! 이놈들이 지금 대한민국 국민 행세를 하면서 사드 배치를 반대하고 있습니다"며 "종북 좌파 빨갱이들을 죽이자! 죽이자!... 저쪽을 보고 죽이자"라고 외쳤다.

시골 마을을 공포에 떨게 한 사드 찬성 단체들 [이미지출처=연합뉴스]22일 보수단체 소성리 사드 찬성 집회 후 철거된 채 발견된 사드 반대 현수막들


이들은 또 "위장전입 훼방꾼들 계좌추적, 세무조사 실시하라", "대통령선거는 부정선거, 사기선거로 정권을 찬탈했다"고 외치는 등 폭언과 협박으로 주민들을 불안에 떨게 했다.


특히 이들은 "이장 집이 어디냐"라고 물으며 마을 이곳 저곳을 떼로 몰려 다니는 등 공포 분위기를 조장했다. 마을 이장 이석주씨가 종북 좌빨의 돈을 받아 사드 반대를 종용하고 있다는 등 유언비어를 유포하기도 했다.


특히 마을 소성교 옆 나무 밑에서 작업 중이던 소성리 부녀회장 임순분씨에게 "사드 반대하는 빨갱이"라고 욕을 한 후 수십명이 둘러싸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임씨가 일을 하고 있는 곳에서 1~2m 밖에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방뇨를 해 수치심을 느끼게 하는 등 성희롱적 행동을 벌이기까지 했다.


집회가 끝난 후 민가에 침입해 외벽에 방뇨를 하고 담배를 피우는 등 소란을 피우는가 하면, 마을 입구에 있던 현수막 3개와 깃발 10여개, 원불교 성지 앞 깃발ㆍ현수박 수십개 등을 뜯어내 훼손한 후 하천ㆍ논밭에 버리는 행동도 서슴치 않았다.


이에 공포와 위협을 느낀 이석주 이장과 마을 주민들은 이날 성주경찰서장에게 공문을 보내 27일부터 또 다시 열릴 예정인 이들의 집회를 금지해달라고 촉구했다.


이석주 이장 등은 공문에서 "위와 같은 행위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 5조(집회 및 시위의 금지) 2항 '집단적인 폭행, 협박, 손괴(損壞), 방화 등으로 공공의 안녕 질서에 직접적인 위협을 끼칠 것이 명백한 집회 또는 시위'에 해당한다"며 "앞으로 어떤 위해를 가할지 모를 이들 때문에 큰 불안감을 느끼며, 평온한 일상과 사생활이 명백히 침해당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또 "주민들의 주택 정문 앞과 마을회관 앞에서 이뤄지는 집회로 인해 해당 거주지 주민에 대한 물리적 위해와 재물손괴 등의 심각한 상황이 벌어질 우려가 매우 크다고 보여진다"며 "주민의 재산과 안녕 보호를 위한 시설보호 요청과 함께 해당 집회에 대해 금지 통고 처분을 해달라"고 촉구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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