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노태영 기자, 기하영 기자]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은 23일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과 4대 그룹 최고위 경영진 간 첫 간담회를 마친 뒤 "정부 시책들에 대해 이해가 많이 됐다"면서 "소통의 기회가 처음인데 좋은 결과가 많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이날 간담회는 오후 2시부터 1시간 가량 서울 중구 대한상의에서 배석자 없이 비공개로 진행됐다. 공정거래위원장이 4대 그룹 수뇌부를 만나는 것은 2004년 노무현 대통령 시절 이후 13년 만이다. 권오현 부회장과 정진행 현대자동차 사장, 박정호 SK텔레콤 사장, 하현회 ㈜LG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대한상의에서는 이동근 상근부회장이 함께 했다.
정진행 사장은 이 자리에서 "오늘 얘기 잘 들었다. 전혀 의구심을 가질 필요가 없었다"면서 "다만 공정위가 양적인 규제책보다는 질적으로 산업 특성을 반영해서 신중하게 하겠다는 대화를 통해 앞으로 이런식으로 하겠다는 (말에) 안심하고 돌아간다"고 말했다.
박정호 사장도 "김상조 위원장은 공정한 경쟁, 이 부분에 있어 이론 등에서 전문가이시고 이를 통해 경제 경쟁력이 올라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현회 사장은 "비교적 진솔하게 설명해주셨고, 저희들은 기업으로서 정책의 방향에 공감하면서 제대로 된 성공사례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드렸다"면서 "방향성에 대해 서로 공감하는 자리고 또 소통할 수 있는 자리였다"고 언급했다.
첫 간담회인 만큼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의 '재벌개혁 정책'의 방향과 속도 등을 전달했다. 김 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도 "하루라도 빨리 기업인들을 만나 오해와 조급증을 풀고 싶었다"고 밝혔다.
비공개 자리에서는 새 정부의 '재벌개혁' 의지에 대한 얘기도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대규모 기업집단을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각도 달라졌다"면서 "각 그룹의 경영전략이나 의사결정구조도 진화해야하지 않을까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 특히 소수의 상위기업들은 글로벌 성장했는데 다수 국민의 삶이 팍팍해져서 뭔가 큰 문제가 있는데 이 모든 것이 기업의 최고 의사결정자에서 정확하고 충분한 정보가 전달되지 않은 것은 아닐까"라고 설명했다.
노태영 기자 factpoet@asiae.co.kr
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