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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의 그늘①]'대기업 총수 손자' 면죄부일까, 꼬리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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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의초 사태로 본 '학폭' 대응체계…늑장 보고·피해학생 방치 논란


[학교폭력의 그늘①]'대기업 총수 손자' 면죄부일까, 꼬리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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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서울의 한 유명 사립초등학교가 학교폭력 가해자로 지목된 대기업 총수의 손자와 연예인 아들에게 면죄부를 줬다는 의혹으로 교육청의 감사를 받고 있다. 이 학교 교장이 학교폭력 사건이 벌어진지 3주가 지나서야 뒤늦게 교육청에 보고하고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사건은 지난 16일 서울 숭의초에서 유명 여배우의 아들과 대기업 총수의 손자가 수련회 도중 다른 친구 2명과 함께 한 학생을 야구방망이 등으로 집단 구타하고 물비누를 음료수로 속여 억지로 마시게 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알려졌다.

피해학생의 어머니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이로부터 폭행당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담임교사에게 전화했으나 '별일 아니었다', '아이들 심한 장난에 불과했다'는 설명만 들었다"고 말했다. 또 "학교 측이 진상 조사를 한다며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을 한자리에 불러 모으는 바람에 아이가 충격으로 등교를 거부하고 병원에 입원까지 했다"며 "결국 경찰청 학교폭력신고센터에 신고를 한 후에야 학교 측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학폭위)를 열었다"고 폭로했다.


논란이 일자 가해학생 중 한명의 부모로 지목된 탤런트 윤손하 씨는 "학생들은 이불 아래 사람이 있는지 모르고 장난쳤다", "야구방망이는 플라스틱 방망이였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히려 '변명만 한다', '자식 교육 똑바로 시켜라' 등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윤씨는 다시 사과해야 했다.


함께 연루된 대기업 총수의 손자에 대한 뒷말도 나왔다. '금수저는 초등학생 때부터 대우받는다', '학교가 나서서 학생을 차별했다' 등의 비난이 이어졌다.


서울시교육청과 중부교육지원청 등은 특별장학을 벌여 숭의초가 학교폭력 사건을 처음 알게 된 시점부터 23일이 지나서야 교육청에 보고한 사실을 확인했다. 학교장이 학교 폭력을 인지한지 24시간 이내에 교육청에 보고해야 하는 교육부의 학교폭력 사안 처리 가이드라인을 어긴 것이다.


또 피해학생을 사흘간 가해 학생들과 같은 교실에서 공부하도록 방치하기도 했다. 피해학생은 사건이 발생한 4월 20~21일 수련회가 끝나고 월요일인 24일부터 26일까지 학교에 출석했고, 이 기간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들 또한 출석했다.


사건 발생 일주일 후인 27일부터 피해학생이 등교를 하지 않았는데도 학교 측은 위(Wee)센터(학생위기상담 종합지원 서비스)를 안내한 것 외엔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이 역시 학교가 피해자 긴급보호 조치를 명시한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폭법)'을 위반한 것이다.


김혜정 서울시교육청 장학사는 "학교폭력 피해학생이 병원 입원 등을 이유로 결석하고 나서야 피해자 분리가 이뤄졌다"며 "피해학생을 배려하는 조치를 학교 측이 취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교육청은 일단 감사를 통해 학교 측의 보고 지연 및 긴급보호조치 미실시 등의 책임 소재를 따지고 대기업 총수의 손자로 알려진 가해학생을 고의로 누락했는지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당초 학교 측은 이 학생이 사건 현장에 없었다는 이유로 가해자 명단에서 제외했지만 당시 함께 있던 다른 학생들의 진술은 엇갈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학폭위가 첫 회의에서는 이 사건을 '학교폭력'으로 봤으나 이후 '심한 장난 수준'이라는 의견을 내게 된 과정도 확인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달 1일 열린 1차 학폭위에서 '장난이라고만 생각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폭력과 가해 행동 중 하나를 골라야 한다면 폭력에 해당한다' 등의 의견을 냈던 참석자들이 12일 열린 2차 회의에서는 '학교폭력으로 판단하기까지는 무리가 있다"고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교폭력 자체도 문제이지만 이번 사건엔 유명 사립초, 연예인, 재벌 등 특권층이 포함되면서 사회적 파장이 커졌다"며 "재벌 손자라고 해서 잘못이 없는데도 비난을 받거나 반대로 잘못을 하고도 처벌을 피해간다면 옳지 않은 만큼 교육청 감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 확인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경 기자 ikj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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