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등장인물 가운데 여성비율 46.8%·남성 53.2%
-성차별적 내용 19건·성평등적 내용 9건
▲식사를 담당하던 둘째 며느리 고나경(윤아정)의 입지가 좁아지자 예비 시어머니 성경자(정혜선)는 유지나(엄정화)에게 “대신 식구들 식사 부탁한다. 안주인 되려면 식구들 끼니는 챙겨야지. 못하면 배워. 분만 뽀얗게 바르고 입술만 빨갛게 칠하고 있으면 되는 줄 아니. 누리고 싶은 게 있으면 할 바가 생기는 거야”라고 말함. 아내라는 명목으로 가사노동에 대해 강요하며 유지나의 외모를 부정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제공=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
[아시아경제 이현주 기자] 국내 텔레비전 드라마 프로그램은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하고 출산의 도구로써 여성을 표현한 사례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가족부 산하 한국양성평등교육진흥원은 22일 '2017 대중매체 양성평등 모니터링'을 위해 드라마 방송 프로그램 중 시청률 상위 총 22개 프로그램에 대해 모니터링을 한 결과를 발표했다.
드라마 속 전체 등장인물 성비 분석 결과, 남성이 높았지만 주연 역할은 여성이 남성보다 조금 더 높았다. 전체 등장인물 가운데 여성비율은 46.8%(222명), 남성은 53.2%(252명)로 차이가 크지 않았으며, 오히려 주연 역할 성비는 여성이 55.6%(30명), 남성은 44.4%(24명)로 여성이 남성보다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주요 등장인물의 직업군은 대부분 여성이 평직원, 남성이 중간관리자나 대표로 그려졌다.
드라마 프로그램의 성차별적 내용은 19건으로 성평등적 내용(9건)에 비해 2배 이상 많았다.
지상파의 A 프로그램에서 예비 시어머니가 경제 활동을 하고 있는 예비 며느리에게 가사노동을 강요하며 가정을 위해 희생하라고 말하는 모습이 방송되며 성역할 고정관념을 조장했다.
케이블의 B 드라마에서는 과일을 깎으려는 남성에게 "남자가 과일을 깎으면 당도가 반으로 줄어든다는 연구결과 모르냐?"라는 남성 출연자의 대사가 있었다. 이는 시청자에게 '과일은 여성이 깎아야 한다'는 성역할 고정관념을 강화하는 장면이라고 양평원은 설명했다.
지상파의 C 드라마에서는 며느리가 아이를 못 낳는다는 이유로 시어머니가 사돈을 만나서 이혼을 종용하는 모습이 연출됐는데, 이는 여성을 출산의 수단으로 비추는 성차별 사례에 해당된다.
양평원은 5월 모니터링에서 발견된 성차별적인 사례 일부에 대해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심의개선 요청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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