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문채석 기자] 자유한국당 7·3전당대회에 출마한 홍준표 전 경남지사와 신상진 의원이 21일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물으며 신경전을 펼쳤다.
홍 전 지사는 이날 광주 호텔무등파크에서 열린 호남권 타운홀 미팅에서 당 대표 후보간 토론을 벌이며 신 의원에게 "내년 경기도지사 한번 나올 생각 없나"라며 견제구를 날렸다.
이에 신 의원은 "그렇지 않아도 홍 후보처럼 저보고 '이번에 나오지 말고 내년 도지사에 나오라'는 말씀이 있긴 했다"면서도 "사실 자유한국당의 앞날을 모른다. 내년 지방선거까지 당이 어떻게 침몰될지 모른다"고 답했다.
이어 "도지사에 나간다고 어떤 쓸모가 있겠나. 희생정신과 선명성을 갖고 집권여당의 좌파정책에 맞서서 당을 뭉치고 화합하는 역할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나왔다"고 덧붙였다.
신 의원은 홍 전 지사에게 서울시장직을 권유하며 역공을 펼쳤다. 그는 "홍 후보의 지지도나 정치적 경륜을 보면 오히려 새 인물론에는 굉장히 부적합한 처지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이번에는 후배한테 양보하시고 내년 서울시장으로 나오시는 게 어떨까"라고 물었다.
홍 전 지사는 "신상진 후보가 참 훌륭하다. 성남 중원은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이 되기가 정말 어려운 동네"라며 "아마 광주만큼이나 어려운 동네에서 4선을 했다는 건 참 훌륭하다"는 말로 답변을 대신했다.
그는 "이번 전당대회를 쭉 지켜보면서 신 후보가 당을 끌고 갈 역량이 보인다고 판단되면 제가 사퇴하고 신 후보를 지지하겠다"고 여유를 보였다.
그러자 또 다른 당 대표 후보인 원유철 의원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재치를 발휘했다. 원 의원은 "두 분 말씀하는 걸 보니까 결국 대표는 원유철이 하겠다"며 "홍준표 후보는 서울 시장 출마하시고 신상진 후보는 경기지사 출마하라. 대표는 결국 원유철, '대결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문채석 수습기자 chaeso@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