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KT, LGU+ 독과점 시장…요금경쟁 없어
경쟁 활성화 위한 방안 논의할 전망
알뜰폰 활성화, 제4이동통신사 출범 검토 가능
[아시아경제 안하늘 기자]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중장기적인 통신비 인하 방안으로 통신시장 경쟁 활성화를 내세웠다. 현재 이동통신3사의 독과점 시장에서 활발한 요금경쟁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로써 제4이동통신 도입과 알뜰폰 활성화 방안이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정위는 22일 정부가 주도하고, 이동통신 관련 사업자, 시민단체 등이 모인 사회적 논의 기구를 마련한다는 내용을 포함한 통신비 인하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이 자리에서는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성을 확보하기 위한 다양한 주제가 논의될 전망이다.
◆이통3사 독과점 시장 = 현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3사는 유사한 혜택을 제공하는 요금제를 운영하고 있다. 이동통신3사가 전화와 문자를 기본으로 주고 데이터 300메가바이트(MB)를 제공하는 요금제는 3만2890원(SK텔레콤 3만2900원, KTㆍLG유플러스 3만2890원)으로 매우 유사하며, 무제한 데이터를 제공하는 요금제 중 각 통신사의 가장 저렴한 요금제도 가격이 6만5890원으로 동일하다.
실제로 참여연대는 지난달 25일 이동통신3사의 유사 요금제를 놓고 공정거래위원회에 담합 조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또 지난 14일 취임한 김상조 공정위원장 역시 후보 시절 "독과점 등으로 인해 소비자 후생이 크게 제한된 이동통신 및 영화 분야를 우선 개선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동통신3사를 견제할 수 있는 새로운 플레이어가 등장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이어진다.
◆현실적 방안은 알뜰폰 활성화 = 알뜰폰 활성화 정책은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다.
알뜰폰은 기존 이동통신3사의 통신망을 도매로 임차해 저렴한 요금으로 제공하는 이동통신 서비스를 말한다. 2011년 7월 출범한 알뜰폰 가입자는 지난 3월 말 기준으로 700만명을 넘어섰다. 알뜰폰의 지난해 3분기까지의 가입자당 월평균 매출(ARPU)은 1만5465원으로 같은 기간 이동통신3사의 ARPU 3만5791원에 비해 43% 저렴하다.
알뜰폰 업체 큰사람을 운영 중인 윤석구 대표이사는 "우리 회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상품은 3G 무약정 99요금제로 이통사에 비해 76% 할인된 수준인 반면 4G 요금제는 이동통신사 대비 31% 할인된 수준에 그친다"며 "3G는 소비자가의 28%를 도매대가로, LTE는 50~60% 수준을 도매대가로 책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대표는 "LTE 역시 3G 처럼 25% 수준까지 도매대가를 낮추면 50% 이상 할인된 LTE 요금제를 출시할 수 있다"며 "기본료를 폐지해 국민에게 주는 통신비 절감 효과보다 더 많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알뜰폰 활성화를 위해서는 알뜰폰이 이동통신3사로부터 제공받는 통신망 도매대가를 낮추는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 또 현재 1년씩 재협상해 면제해주고 있는 전파사용료 완전면제도 논의될 수 있다. 전파사용료는 전파를 활용하는 사업자가 내야 하는 세금으로 미래창조과학부는 2012년 9월부터 알뜰폰 시장 활성화 차원에서 현재 전파사용료를 면제해주고 있다. 연간 400억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알뜰폰 업체들의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완전 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Full 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풀MVNO)로 성장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단순히 이동통신 3사의 통신망을 임대해 같은 요금 상품을 판매하는 현행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자체 전산시설과 관련 장비 등을 갖추고, 독자적인 요금제 상품을 구성해 판매할 수 있는 사업자로 거듭나야 이동통신3사와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4이동통신 탄생 위한 정책적 지원 필요 = 제4이동통신 도입도 이동통신3사의 카르텔을 깰 수 있는 효과적인 방안으로 거론된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3개 이동통신사 독과점 시장이었던 프랑스의 경우 신규 사업자 진입으로 이동통신 서비스 관련 월평균 지출이 33.1달러에서 23.2달러로 급락한 사례도 있다. 다만, 지난 2010년 처음 추진된 이래 7차례나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무산되면서 실효성은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이미 이동통신3사가 텃밭을 공고히 다진 통신 시장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선제돼야만 가능하다. 사업 초기 전파 사용료를 면제하고 이동통신 기지 국 및 중계기의 공용화 등의 지원책이 약속돼야 재정적, 기술적 능력을 갖춘 사업자가 제4이동통신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문용 녹색소비자연대 ICT 정책국장은 "알뜰폰 활성화 위해서도 제4이통통신이 들어와야 한다"며 "아직 4G로도 이용자가 쓰기에 충분히 빠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 정부가 충분히 지원하고 그 대가로 알뜰폰에 저렴한 요금으로 도매대가를 책정하는 정책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안하늘 기자 ahn70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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