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의 두얼굴
시원한 실내 쇼핑몰, 지난 주말 인산인해
재래시장·고깃집, 무더위 시작되자 손님 끊겨
에어컨·얼음·냉면 등 여름상품 매출 급증
[아시아경제 지연진 기자, 김현정 기자, 이선애 기자]#때 이른 폭염특보가 내려진 18일 오후 경기도 광명시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 1층 잡화 매장부터 5층까지 식당가까지 쇼핑객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광명 롯데몰과 연결된 가구전문점 이케아도 마찬가지. 평소 주말보다 한가한 주차대기 덕분에 한산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가구와 생활소품을 구경하는 인파들로 걸음을 옮기기가 어려울 정도로 손님들이 북적였다. 주부 김선영씨는 "날씨가 너무 더워져서 아이들과 야외활동을 포기했다"면서 "점심도 먹고 여름옷도 구경할겸 나왔다"고 말했다.
한여름 무더위가 앞당겨지면서 유통업계가 '폭염 특수'를 맞았다. 지난 주말 무더위를 피해 주말 나들이객들은 시원한 에어컨이 가동된 실내 쇼핑몰로 몰려들었고, 가까운 편의점에선 얼음과 아이스크림이 불티나게 팔렸다. 여름철 가전인 에어컨은 일찍부터 구매가 이어지면서 사상 최대 매출고를 올렸다. 반면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재래시장과 고깃집 등은 직격탄을 맞았다. 더운 날씨탓에 손님이 뚝 끊기며 매출이 크게 줄어드는 등 한숨이 커지고 있다.
19일 편의점 CU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지난 17~18일 주요 상품 매출을 분석한 결과 얼음컵은 물론 함께 마시는 커피와 음료 등 아이스드링크 매출이 전년대비 36.8% 뛰었다. 봉지얼음 매출도 40.0% 급증했다. 같은기간 무더위를 날려줄 아이스크림과 생수 매출도 각각 21.5%와 23.9% 증가했다. 맥주는 지난해보다 28.1% 더 팔려나갔다.
편의점 GS25도 마찬가지. 지난 주말 갑작스런 불볕더위로 자외선차단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57.6% 급증하며 여름철 상품 가운데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다. 야외활동에 나선 나들이객들이 가까운 편의점을 찾은 덕분이다. 같은기간 아이스음료와 이온음료 매출도 각각 37.8%와 32.7% 뛰었고, 봉지얼음(31.1%)과 냉장주스(30.1%), 맥주(28.5%), 얼음컵(26.6%) 등도 판매가 늘었다.
에어컨과 선풍기 등 여름철 가전제품은 일찍부터 판매고를 기록중이다. 가전 양판점 롯데하이마트에 따르면 이달 1~18일 에어컨 매출은 전년대비 30% 증가했고, 전자랜드에서도 10% 늘었다. 양판점 업계에선 최근 폭염특보가 잇따르면서 빠르면 주문후 1~2일내 설치가 가능하지만, 일부 모델의 경우 일주일 가량 설치가 늦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에어컨 특수는 올초부터 상반기 계속되는 모습이다. 지난해의 경우 낮밤을 가리지않고 폭염이 계속됐고, 에어컨 구매부터 설치까지 최소 한달 이상 기다리면서 올해는 구매 시기를 앞당긴 것. 하이마트의 올 1월부터 5월까지 에어컨 매출액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110% 증가했다. 이마트에선 지난달 개점 24년에 처음으로 에어컨 판매가 라면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때 이른 무더위로 식품ㆍ외식 업계도 분주하다. 소비자들이 더위를 식혀줄 제품들을 일찍 찾기 시작하면서 일찌감치 여름 상품 출시와 마케팅에 나선 것. 라면업계는 여름 대표 인기 제품인 비빔면ㆍ냉면 신제품을 출시하고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고, 커피전문점 이디야는 얼음과 원재료를 갈아만든 음료 '플랫치노'를 지난해보다 두 달 앞당긴 지난 4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할리스커피도 여름철 차 음료 '스파클링&크러쉬'를 지난해보다 한달 빠르게 내놨다. 레스토랑과 뷔페 메뉴판에도 여름 메뉴가 대거 올라 있다. 한식뷔페 '올반'은 토마토 화채, 김치묵사발 등 여름 신메뉴를 일찌감치 선보이고 있다. 호텔업계도 도심 속에서도 시원한 하루를 보낼 수 있는 '올리 써머 패키지'를 잇따라 선보이고 있다.
반면 일찍 찾아온 더위에 울상인 곳도 있다. 날씨 영향을 많이 받는 재래시장의 경우 더위에 손님이 뚝 끊겼다. 서울 광장시장의 경우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로 중국인 관광객이 크게 줄어든 상황에서 폭염까지 덮쳐 먹거리 손님이 절반 가량 줄었다. 광장시장에서 순대ㆍ족발을 판매하는 김 모씨는 "중국인 관광객을 대체하던 내국인들까지 폭염이 시작된 이후 뚝 떨어졌다"며 "더워도 너무 더워서 오늘 가져온 물량의 3분의1도 못 팔았다"고 울상지었다. 이 곳에서 해산물을 파는 최 모씨도 "손님이 줄어들면서 팔리는 것보다 버려지는 물량이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고깃집들도 폭염에 직격탄을 맞았다. 충무로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주인은 "경기불황에 손님도 없는데 폭염까지 겹쳐 매출이 3분의1토막 났다"며 "고기굽는 열기에 손님들이 꺼려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지연진 기자 gyj@asiae.co.kr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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