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관광객 급감·규제 강화 속 '기회찾기' 분주
오프라인 거점 5곳으로 확대 기대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이 면세시장에서 '빅3'로 굳히기에 나섰다. 중국인 관광객 급감과 관련 규제 강화로 어느 때보다 업계가 위축된 가운데 전면에 나서며 '위기 속 기회 찾기'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공사는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T2) 보세판매장 DF3 구역에 대한 최종 입찰을 오는 16일까지 진행한다. 앞선 다섯 번째의 유찰에 이은 것으로, 2개 이상의 사업자가 참여하는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을 경우 직전 유일한 입찰자인 신세계디에프와 수의계약을 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신세계의 DF3 사업권 획득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유일한 경쟁자로 꼽히는 한화갤러리아가 나서지 않은 5차 입찰 때와 최저수용금액(임대료 453억원), 운영면적(4278㎥) 등 조건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한화 측은 2015년 말 오픈한 여의도 갤러리아면세점63의 정상화에 주력한다는 입장을 지난 1~5차 입찰에 불참하며 밝힌 바 있다.
신세계는 매장을 추가로 확보하며 '럭셔리 패션' 부문으로의 특화를 기대하는 분위기다. 신세계는 인천공항 제1여객터미널(T1)에서도 패션ㆍ잡화 구역 3기 사업자로 2015년 선정됐고, 12개의 매장 운영권을 따내며 인천공항에 입성했다. 또한 올해 하반기 명품 브랜드인 루이뷔통 유치에 속도를 내며 입지를 재확인했다. 이르면 연말, 늦어도 내년까지는 선보일 강남점을 통해서는 규모와 브랜드, 서비스 측면에서 새로운 평가를 받게 될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전망이다.
시장에서의 입지도 더욱 강화할 수 있다. 신세계가 T2 DF3 사업권을 따낼 경우 명동점, 부산점, 강남점 등 시내면세점 3곳과 인천국제공항에만 2개의 출국장 면세점을 확보해 총 5곳의 국내 면세점을 운영하는 대규모 사업자로 급부상하게 된다. 현재 업계 1위 업체인 롯데는 소공동 본점, 코엑스점, 부산점, 제주점, 인천공항점, 김포공항점, 김해공항점, 월드타워점 등 8개의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 중이며 2위 사업자 신라는 서울점, 제주점, 인천공항점 등 3개점을 가지고 있다. 신라의 경우 지난해 김포공항면세점 사업을 중단한 바 있다.
매출 급성장도 기대할 만하다. 국내 1위 면세점 사업자인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조9728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점유율 48.6%를 차지했다. 2위 사업자인 신라면세점(HDC신라면세점 포함)이 3조4053억원의 매출액으로 27.7%, 이어 신세계면세점이 9608억원으로 7.8%의 점유율을 보였다. 명동점이 정상 궤도에 오르고 신규점포의 실적이 포함되면 내년께는 큰 폭의 신장이 전망된다.
다만 이익 측면에서의 정상화는 다소 요원해질 수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신세계디에프는 16억원의 적자를 냈다. 전 분기(2016년 4분기) 150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줄었지만 신규 매장 오픈에 따른 추가 투자 비용이 반영되면 적자 폭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세계는 최근 가장 적극적으로 면세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기업"이라면서 "관광시장이 흔들리고 특허수수료 인상, 새 정부의 관련 규제 강화 움직임 등 위기 상황에서 눈에 띄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