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계협회 "닭값 유통 연중 같은데도 AI 이유로 인상"
마리당 2만원 넘는 치킨 불매운동 하겠다
치킨 프랜차이즈업체 "임대료와 인건비 때문에 인상 불가피"
소비부진에도 불구 치솟는 임대료와 인건비에 폐업 속출
[아시아경제 이선애 기자]최근 잇따른 치킨값 인상을 놓고 소비자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대한양계협회가 마리당 2만원이 넘는 치킨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기로 했다. 닭값이 연중 동일하게 유통되고 있음에도 치킨가격을 올려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치킨프랜차이즈업체들은 닭값 인상에 따른 것이 아닌 임대료와 인건비가 치솟아 불가피한 조정이라고 맞서고 있다.
대한양계협회는 치킨 한 마리당 2만원 이상인 비싼 치킨에 대해 불매운동을 벌이겠다고 13일 밝혔다.
양계협회 관계자는 "치킨 프랜차이즈에 공급되는 닭고기 가격은 연중 동일한데도 대형 치킨 프랜차이즈들이 조류인플루엔자(AI)를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며 "원가와 상관없이 지나치게 가격을 올리는 업체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양계협회가 불매운동 대상의 기준으로 2만원을 정한 것은 닭고기 유통 원가와 부대비용, 인건비 등을 감안했을 때 지나친 폭리에 가깝다는 판단 때문이다.
치킨업체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상 요인으로 '닭값' 보다 '임대료'와 '인건비' 상승을 명분으로 내세웠기 때문이다.
현재 BBQ와 KFC 등이 최근 가격을 올렸으며 교촌치킨, bhc와 굽네치킨, 네네치킨 등도 가맹점주들의 인상 요청이 빗발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임대료와 인건비 부담이 크다고 주장했다.
BBQ 관계자는 "서민 물가 안정을 위해 치킨 가격 인상을 자제했지만 인건비, 임차료, 원부자재 가격 등이 상승했다"며 "배달 앱 수수료, 배달 대행료 등 새로운 비용도 추가돼 가격을 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달 말 제품 가격을 평균 6~8%가량 올릴 예정인 교촌치킨 관계자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 부담 때문에 가맹점주들의 가격 인상 요구가 많다"며 "가격 인상은 100% 가맹점주들을 위한 것이며, 수익도 100% 돌아가는 구조다"고 설명했다
실제 프랜차이즈 창업 1순위로 꼽히는 커피와 치킨 등 외식업종 가맹점주들은 임대료 부담을 이기지 못하고 폐점하는 경우가 속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공정거래조정원 가맹사업거래 자료에 따르면 가맹점 수는 2012년 17만6788개에서 2013년 19만 730개, 2016년에는 21만 8997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
치킨집의 경우 작년 한 해 3980개가 문을 열고, 2793개가 문을 닫았다. 하루에 치킨집 11곳이 개업하고, 8곳이 폐업한 꼴이다. 커피 프랜차이즈는 3227개가 새로 문을 열었고, 1082개가 닫았다. 3곳 중 1곳이 폐업한 셈이다.
하지만 가맹점의 경영난을 해결할 노력 없는 가격 인상이란 꼼수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특히 가맹점주들이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업 신고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본사는 배를 불리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교촌치킨, BBQ, bhc 등 '빅3' 프랜차이즈 본사의 지난해 매출이 일제히 증가했다.
교촌치킨의 지난해 매출은 2911억원으로, 전년(2575억원)에 비해 13% 이상 급증하며 매출 업계 1위 자리를 지켰다. bhc의 매출은 2400억원으로 전년(1840억원) 대비 30% 급증해 BBQ를 제치고 업계 2위로 올라섰다. BBQ 역시 소폭이기는 하지만 매출이 전년대비 1.8% 증가한 2197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인건비, 임대료 등 비용 상승으로 가맹점의 수익 하락이 우려돼 가맹점 수익 보호를 명분으로 가격 인상을 추진하고 있다"며 "가맹점의 경영난을 극복하기 위한 다른 비용 절감이나 다른 상생 방안은 찾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선애 기자 ls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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