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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회피로 한미동맹 금갈라'…정상간 논의로 '유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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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배치엔 동의, 국내 절차 이해' 당부할 듯

文, 北 미사일도발 강력 비판…한미정상회담 우호 분위기 조성


[아시아경제 최일권 기자] 한미 정상회담에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문제를 거론할 가능성이 커진 것은 한미동맹, 북한 도발, 대(對)중국 관계 등이 한꺼번에 맞물려 메가톤급 파괴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자칫 사드를 철회할 경우 한미동맹은 금이 가고, 북한의 핵과 미사일 도발을 막기 위한 공조는 어려워진다.

당초 우리 정부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사드를 의제로 삼는 부분에 소극적이었다. 환경영향평가 등으로 다소 지체될 뿐, 사드배치 자체에는 원칙적으로 찬성하는 만큼 굳이 정상간 만남에서 의제로 꺼낼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또 사드에 민감한 중국의 입장도 고려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지난 1일 한미 정상회담 준비를 위해 출국하면서 기자들과 만나"외교부 경로를 통해 미국 측에 보고 누락 경위를 조사하게 된 배경, 이것이 국내적 조치이고, 한미 동맹관계에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굳이 정상회담에서 언급할 이유가 없다는 뜻을 시사한 것이다.

정 실장은 또 지난 5일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과 제임스 시링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국장을 면담한 자리에서도 "사드 관련 민주적ㆍ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 확보를 위한 국내적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며 "사드 배치 관련 재검토 과정은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며 한미동맹의 기본 정신에 입각해 진행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사드를 둘러싸고 한미 사이에 미묘한 갈등이 좀처럼 사라지지 않으면서 정상 차원에서 논의할 필요성이 다시 제기됐다.


이달 초 문재인 대통령과 접견했던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원내총무는 최근 워싱턴 이그재미너와의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협력을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미국에는 배치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지연전략을 사용하는 것은 결국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시각이다.


한미정상이 사드문제를 논의한다면 국내 절차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해를 구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도 한국내 절차에 대해 신뢰한다는 입장을 밝힌 만큼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화답할 가능성이 크다.


특히 북한의 도발에 대해 문 대통령이 비판수위를 높인 점도 시기상 주목할 만하다. 문 대통령은 8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주재하면서 "북한이 도발로 얻을 수 있는 것은 국제적 고립과 경제적 난관뿐이고 발전의 기회를 잃을 것"이라고 규탄하고 "우리 정부는 국가안보와 국민안위에 대해 한 발짝도 물러서거나 타협하지 않을 것을 천명한다"고 말했다.


정부 안팎에서는 남북대화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는 문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한미정상회담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사드배치, 안보 이슈에 대해 미국과 코드를 맞추기 위한 노력으로 평가받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한미 정상이 사드를 논의할 경우 미국 조야의 한국에 대한 불신 분위기는 다소 사라질 전망이다. 우리 정부는 사드와 관련해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국익과 안보를 최우선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데, 이번 정상회담은 강력한 한미동맹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 안보실장은 "이번 정상회담은 두 정상이 신뢰와 우의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두고, 그 다음에 한미동맹과 북핵문제 해결에 대한 의견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일권 기자 igchoi@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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