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정상회담
베트남, '대미 무역 흑자국' 인식 대규모 구매 계약
GE와도 60억달러 계약 체결하며 트럼프 달래기
[아시아경제 이혜영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무역 정책 관련 압박을 받아 온 베트남이 미국에 거액의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대(對)베트남 무역적자가 단기간에 균형을 이룰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국은 지난해 베트남과의 교역에서 320억달러(약 35조860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10여전 70억달러 수준이었던 적자 규모가 가파르게 증가하자 미국은 무역대표부(USTR)를 필두로 베트남에 미국 상품 수입을 늘리라는 압박을 가해왔다.
이를 의식한 푹 총리는 정상회담 전부터 미국에 내놓을 선물보따리를 언급하며 트럼프 대통령 달래기에 나섰다.
푹 총리는 전날 열린 미 상공회의소 주최 만찬 자리에서 "이번 방미 기간동안 최대 170억달러의 첨단기술 제품과 서비스 구매 거래에 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푹 총리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도 이같은 의지를 재차 밝혔다.
베트남은 또 미 제네럴일렉트릭(GE)과 60억달러(약 6조7230억원)의 대규모 계약을 체결했다. 발전소와 항공 엔진, 서비스 등이 망라된 공급계약으로 GE가 국가와 맺은 거래계약 중 최대 규모다.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베트남의 미국 투자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미국에는 일자리를, 베트남에는 훌륭한 장비를 제공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양국은 그동안 남중국해를 둘러싼 영토 분쟁 등 민감한 외교적 사안을 놓고 협력 관계를 유지해왔다. 베트남은 이 분쟁에서 중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미국의 도움이 필요하고,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 입장에서도 베트남은 전략적으로 의미가 큰 국가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과 푹 총리는 이번 회담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이혜영 기자 itsm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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