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베이징시 천단공원 인근에 위치한 북경육재학교(北京育才學校)는 국제 유학생이 다수 재학 중인 명문 공립학교로 인기가 높다.
짜임새 높은 수업 커리큘럼 구성만큼이나 다양한 체육활동시설로 학부모의 진학선호도가 높은 이 학교의 자랑, 잔디 축구장엔 아름드리 큰 나무가 중앙에 떡하니 자리 잡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축구장 한복판 나무 덕분에 학생들은 축구 경기 중 골 패스나 달리기에 어려움을 겪는다. 선생님도 축구 관련 수업 때마다 난감하기 일쑤. 이 나무는 왜 운동장 중앙을 차지하게 된 걸까?
육재학교는 천단공원과 바로 인접해있다. 15세기 명나라 영락제 때 지어진 천단은 황제가 신께 올리는 제사를 위한 제단으로, 바로 옆인 현재 학교가 있는 자리엔 제사를 마친 황제가 거닐던 정원이 있었다고 전해진다.
왕조가 바뀌고, 시간이 흘러 정원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학교 건물이 들어섰지만 약 200년 수령의 나무는 살아남아 보호수로 지정받게 됐다.
학교 측은 한정된 부지 안에 축구장을 만들어야 했고, 궁여지책으로 보호수에 펜스를 치고 축구장 축조를 마칠 수 있었다.
육재학교 학생들은 축구경기 때 나무를 피해 경기를 하느라 진땀을 빼지만, 역사를 품고 살아남은 나무가 신기하다는 반응.
학교 측은 학생들이 다소 불편을 감수하더라도 축구장의 나무를 잘 보호하고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아시아경제 티잼 김희윤 기자 film4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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