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덴마크 당국과 신병 인수 일정 협의 착수"
검찰, 체포영장 집행…국정농단 재수사 시발점될 수도
[아시아경제 김민진 기자] 덴마크에 구금된 '비선실세' 최순실(61ㆍ구속 기소)씨의 딸 정유라(21ㆍ사진)씨가 결국 한국 송환 결정을 받아들이면서 국정농단 파문이 다시 '수사 모드'로 전환된다.
정씨는 덴마크 검찰의 한국 송환 결정과 덴마크 지방법원의 1심 판결에 반발해 고등법원에 한국 송환결정 불복 항소심을 제기했으나 24일(현지시각) 자진해서 항소심을 철회했다. 이에 따라 덴마크 검찰은 한국 사법당국과 협의해 앞으로 30일 이내에 정씨를 한국으로 보내야한다. 정씨에 대한 송환이 사실상 결정된 것은 지난 1월1일 덴마크 올보르에서 체포된 지 144일 만이다.
법무부는 25일 "덴마크 법무부로부터 '정유라가 범죄인인도 결정에 대한 이의를 철회하였음'을 공식 통보 받고, 덴마크 당국과 신병 인수 일정 협의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법무부에 따르면 덴마크 범죄인인도법상 범죄인인도 결정 확정 후 30일 내 당사자국이 범죄인의 신병을 인수하도록 돼 있다. 정씨에 대한 구금 상태는 신병인수 시까지 유지될 예정이다.
다만, 덴마크와 한국은 직항이 없어 제3국을 경유해야 하며, 이 경우 경유국 선정 및 경유국의 통과호송 승인을 받아 호송절차를 진행할 필요가 있다는 게 법무부의 입장이다. 법무부와 검찰은 덴마크 현지에 수사관을 보내 정씨를 국적기에 태우는 즉시 체포영장을 집행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정씨가 한국으로 송환되면 곧바로 검찰에 인계돼 조사를 받게 된다. 공교롭게도 해당 수사를 총괄 지휘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은 박영수 특별검사팀에서 수사팀을 이끌던 윤석열 검사다.
윤 검사를 서울중앙지검장에 임명한 문재인 대통령이 '최순실 게이트' 재수사 의지를 드러낸 상황에서 유력한 내부자인 정씨의 신병 확보는 본격적인 재수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ㆍ학사 비리와 삼성그룹이 제공한 승마 지원금의 최종 수혜자로 이대 비리 재판은 물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과도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
정씨가 어떤 진술을 내놓느냐에 따라 국정농단 재수사가 현실화될 수 있고 이미 기소된 연루자들의 공판에도 영향이 예상된다. 검찰은 정씨의 신병이 확보되면 이에 대한 추가ㆍ보완 수사에 집중하게 된다. 최씨 일가가 국내외에 숨긴 재산도 조사 대상으로 거론된다.
만약 정씨가 검찰조사를 받고 구속된다면 시종일관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최씨의 심경 변화 여부도 주목된다. 최씨가 자신의 딸을 보호하기 위해 이제껏 태도에 변화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정씨가 항소심을 자진 철회한 것은 덴마크에서의 소송이 더 이상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진 기자 ente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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