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황진영 기자, 이민찬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이명박 정부에서 이뤄진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착수를 지시했다. 이명박 정권 때 2번, 박근혜 정권 때 1번 등 지난 정권에서 3번 감사를 한 4대강 사업에 대해 문 대통령이 다시 한 번 감사 착수를 지시한 것이다. 문 대통령이 기치로 내건 '적폐청산'이 박근혜 정권을 넘어 이명박 정권까지 겨눈 것으로 풀이된다.
김수현 청와대 사회수석은 이날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내용이 담긴 '하절기 이전 4대강 보 우선조치 지시'를 발표했다.
김 수석은 문 대통령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정책감사 착수 지사와 관련 "4대강 사업은 정상적인 정부 행정이라고는 도저히 볼 수 없는 성급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면서 "정부 내 균형과 견제가 무너졌고, 비정상적인 정책결정 및 집행이 '추진력'이라는 이름으로 용인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후대의 교훈으로 남기기 위해서라도 4대강 사업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에 대한 정책감사를 실시하고, 그 결과를 백서로 발간토록 한다"고 밝혔다.
김 수석은 "이번 감사는 개인의 위법ㆍ탈법행위를 적발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정부 정책결정과 집행에 있어서 정합성, 통일성, 균형성 유지를 위해 얻어야 할 교훈을 확보하는 데 목적이 있다"면서도 "감사과정에서 명백한 불법행위나 비리가 나타날 경우 상응하는 방식으로 후속처리 할 것"이라고 밝혀 감사 결과에 따라 향후 검찰 수사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4대강 사업은 박근혜 정부에서도 한 차례 홍역을 치렀다. 2014년 여야 합의로 국무총리실 산하에 4대강사업조사평가위원회를 꾸려 1년4개월 동안 시설물안전 등을 조사했다. 조사위가 6개 보의 누수를 확인하고 보 건설과 준설로 수질이 악화됐다는 결과를 내리면서 일단락됐다.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 전 대통령 측 고위관계자는 "4대강 사업을 정치적으로 낙인찍기해선 안 된다"며 "이미 박근혜 정부에서 4대강 비리 문제도 다 조사 했고, 수질도 조사 결과가 나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4대강이 나빠졌다는 주장만큼이나 4대강이 건강해지고 가뭄ㆍ홍수에 대비하는 효과가 있었다는 주장도 많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정책감사 착수 지시와 함께 수질(환경부)과 수량(국토교통부)으로 나눠져 있던 물 관리를 환경부로 일원화하도록 정부조직을 개편하고, 다음달 1일부터 녹조 발생 우려가 높은 4대강 보 상시개방도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이민찬 기자 lee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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