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ar_progress

글자크기 설정

닫기

애플이 페이스북보다 더 사랑받는 까닭

시계아이콘01분 26초 소요
언어변환 숏뉴스
숏 뉴스 AI 요약 기술은 핵심만 전달합니다. 전체 내용의 이해를 위해 기사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불러오는 중...

닫기

[아시아경제 김동표 기자]누구나 아끼는 물건이 있다. 오래전 입학 선물로 받은 시디 플레이어가 그럴 수 있다. 그러나 아끼는 음악재생 앱은 없다.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지배한다는 명제는 여전히 참에 가깝다. 지난해 미국 증시를 이끌어온 IT기업을 일명 'FANG'이라 부른다. 페이스북(Facebook)·아마존(Amazon)·넷플릭스(Netflix)·구글(Google)의 첫 글자를 따서 만든 말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2.2% 하락한 가운데 이들 4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83% 올랐다. 모두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애플이 페이스북보다 더 사랑받는 까닭
AD



그러나 이들 서비스 이용자들이 소프트웨어 기업 그 자체를 좋아하진 않는다. '애플빠', '삼성빠'는 이는 있어도 '페북빠'는 없다.

왜 이런 차이가 생기는 걸까. 하드웨어와 소프웨어의 차이일 수 있다. 하드웨어는 만질 수 있고, 볼 수 있다.


자신이 써오던 책상은 언제까지고 좋아할 수 있다. 오래돼 빛이 바래고 삐그덕거리는 소리를 내며 낡아빠져도 상관없다. 못난 대로 좋아하는 것이다. 그리고 책상 한켠에 붙어있을 낡은 로고나 스티커가 기억 속에 동시에 각인된다.


반면 PC운영체제 '윈도97'을 사랑하는 사람이 있을까. 윈도97이 사랑스럽다고한들, 윈도97을 만든 마이크로소프트(MS)까지 좋아할 수 있을까. 소프트웨어는 주기적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진다. 그리고 변한다. 기억이 머무를 수 있는 공간과 시간이 없다. 이용자가 잠시 손을 뗀 사이 서비스의 형태가 완전히 바뀌어 버리거나 아예 종료되기 일쑤다.


MS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있고 수익성 높은 운영체제와 사무용 소프트웨어를 만드는 기업이었지만, MS에 열렬한 성원을 보내는 이용자는 극소수였다.


MS가 가정용 게임기 '엑스박스'를 출시하면서 하드웨어 업체로서의 면모를 드러냈고 이후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MS는 이제 서피스 프로, 서피스북, 서피스 스튜디오 그리고 서피스 랩탑을 생산하고 있다. 유려한 디자인과 기술적 혁신을 무기로 MS는 IT업계의 '테크기업'으로서 다시 조명받고 있다.


아마존은 역시 전자책 리더기 '킨들'과 음성인식 스피커 '에코'를 출시하면서 테크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소니와 HTC는 가전·휴대전화 시장에서 선두에 선 적은 없으나, 많은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있다. 특히 '하드웨어 혁신자'로서의 소니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을 '소니'라는 브랜드에 기대를 갖게 만든다. 이들은 팬들로 하여금, 그들의 애정을 담아낼 수 있는 물리적인 요소를 제공했다.


반면 순수한 소프트웨어 회사인 페이스북은 그렇지 않다. 페이스북 이용자수가 20억명을 넘어섰지만, 페이스북 기업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IT전문매체 더버지의 블라드 사보브는 지난주 구글의 2017 개발자회의에 참석했다. 그는 "구글의 AI와 머신러닝의 효과, 이를 활용한 서비스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그러나 여전히 뭔가가 허전했다. 구글이 내놓은 것 중엔 실제 보고 만질 수 있는 기기(gadget)이 없었다. 눈과 마음을 끌어당기는 요소는 소프트웨어가 아니라 하드웨어임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이용자가 개인적으로 자주 쓰고 좋아하는 앱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앱이 만족스럽다고해서 그 감정이 제조사에 대한 애정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반면 하드웨어를 사용하면, 그 경험이 거의 대부분 제조사에 대한 충성으로 전환된다. 워크맨을 써봤던 사람은 스마트폰으로 음악을 들을지언정 소니를 잊지는 못한다. 이는 오늘날 애플의 큰 성공을 설명하는 요인이기도 하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AD

당신이 궁금할 이슈 콘텐츠

AD

맞춤콘텐츠

AD

실시간 핫이슈

AD

놓칠 수 없는 이슈 픽

  • 25.12.0209:29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자식 먹이고자 시도한 부업이 사기…보호망은 전혀 없었다

    "병원 다니는 아빠 때문에 아이들이 맛있는 걸 못 먹어서…." 지난달 14일 한 사기 피해자 커뮤니티에 올라 온 글이다. 글 게시자는 4000만원 넘는 돈을 부업 사기로 잃었다고 하소연했다. 숨어 있던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나타나 함께 울분을 토했다. "집을 부동산에 내놨어요." "삶의 여유를 위해 시도한 건데." 지난달부터 만난 부업 사기 피해자들도 비슷한 상황에 놓여있었다. 아이 학원비에 보태고자, 부족한 월급을 메우고자

  • 25.12.0206:30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부끄러워서 가족들한테 말도 못 해"…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업사기 대처법 ⑤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를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 보려고 한다. 전문가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중심으로 확산하는 부업 사기를 두고 플랫폼들이 사회적 책임을 갖고 게시물에 사기 위험을 경고하는 문구를 추가

  • 25.12.0112:44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부업도 보이스피싱 아냐? "대가성 있으면 포함 안돼"

    법 허점 악용한 범죄 점점 늘어"팀 미션 사기 등 부업 사기는 투자·일반 사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구제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부업 사기도 명확히 전기통신금융사기(보이스피싱)의 한 유형이고 피해자는 구제 대상에 포함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합니다."(올해 11월6일 오OO씨의 국민동의 청원 내용) 보이스피싱 방지 및 피해 복구를 위해 마련된 법이 정작 부업 사기 등 온라인 사기에는 속수무책인 상황이 반복되

  • 25.12.0112:44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의지할 곳 없는 부업 피해자들…결국 회복 포기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나날이 진화하는 범죄, 미진한 경찰 수사에 피해자들 선택권 사라져 조모씨(33·여)는 지난 5월6일 여행사 부업 사기로 2100만원을 잃었다. 사기를 신

  • 25.12.0111:55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SNS 속 '100% 수익 보장'은 '100% 잃는 도박'

    편집자주부업인구 65만명 시대, 생계에 보태려고 부업을 시작한 사람들이 부업으로 둔갑한 사기에 빠져 희망을 잃고 있다. 부업 사기는 국가와 플랫폼의 감시망을 교묘히 피해 많은 피해자들을 양산 중이다. 아시아경제는 부업 사기의 확산과 피해자의 고통을 따라가보려고 한다. 기자가 직접 문의해보니"안녕하세요, 부업에 관심 있나요?" 지난달 28일 본지 기자의 카카오톡으로 한 연락이 왔다.기자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

  • 25.12.0513:09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김용태 "이대로라면 지방선거 못 치러, 서울·부산도 어려워"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박수민 PD■ 출연 : 김용태 국민의힘 의원(12월 4일) "계엄 1년, 거대 두 정당 적대적 공생하고 있어""장동혁 변화 임계점은 1월 중순. 출마자들 가만있지 않을 것""당원 게시판 논란 조사, 장동혁 대표가 철회해야""100% 국민경선으로 지방선거 후보 뽑자" 소종섭 : 김 의원님, 바쁘신데 나와주셔서 고맙습니다. 김용태 :

  • 25.12.0415:35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강전애x김준일 "장동혁, 이대로면 대표 수명 얼마 안 남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2월 3일) 소종섭 : 국민의힘에서 계엄 1년 맞이해서 메시지들이 나왔는데 국민이 보기에는 좀 헷갈릴 것 같아요. 장동혁 대표는 계엄은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것이었다고 계엄을 옹호하는 듯한 메시지를 냈습니다. 반면 송원석 원내대표는 진심으로

  • 25.11.2709:34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윤희석 "'당원게시판' 징계하면 핵버튼 누른 것"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경도 PD■ 출연 :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11월 24일)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에 출연한 윤희석 전 국민의힘 대변인은 "장동혁 대표의 메시지는 호소력에 한계가 분명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한 "이대로라면 연말 연초에 내부에서 장 대표에 대한 문제제기가 불거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동훈 전

  • 25.11.1809:52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홍장원 "거의 마무리 국면…안타깝기도"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마예나 PD 지난 7월 내란특검팀에 의해 재구속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한동안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특검의 구인 시도에도 강하게 버티며 16차례 정도 출석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의 태도가 변한 것은 곽종근 전 육군 특수전사령관이 증인으로 나온 지난달 30일 이후이다. 윤 전 대통령은 법정에 나와 직접

  • 25.11.0614:16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김준일 "윤, 여론·재판에서 모두 망했다" VS 강전애 "윤, 피고인으로서 계산된 발언"

    ■ 방송 : 아시아경제 '소종섭의 시사쇼'(월~금, 오후 4~5시)■ 진행 : 소종섭 정치스페셜리스트 ■ 연출 : 이미리 PD■ 출연 : 강전애 전 국민의힘 대변인, 김준일 시사평론가(11월 5일) 소종섭 : 이 얘기부터 좀 해볼까요? 윤석열 전 대통령 얘기, 최근 계속해서 보도가 좀 되고 있습니다. 지난해 국군의 날 행사 마치고 나서 장군들과 관저에서 폭탄주를 돌렸다, 그 과정에서 또 여러 가지 얘기를 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강


다양한 채널에서 아시아경제를 만나보세요!

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