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청문회 준비 돌입
"경제, 내가 책임진다는 각오…국민의 말 듣고 경제정책 만들 것"
문재인 대통령과 일면식 없어…"임명 배경 몰라"
"취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청년실업 문제 대단히 중요"
일자리 추경 필요성·확장적 재정정책 타당 강조
"예산통 분류 동의 안해…거시·전략 분야 오래 종사"
[아시아경제 오현길 기자, 이지은 기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내정자는 21일 "부족하지만 경제는 내가 책임지겠다는 각오로 임하겠다. 사람 중심의 경제, 공정한 시장경제를 창출하겠다"고 말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경기 과천 인근에서 기자들과 만나 "중요한 시기에 중책을 맡게 돼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김 내정자는 "국가적으로 볼 때 앞으로 5년이 경제살리기에 아주 중요한 어쩌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국민과 소통 늘려 '그들 만의 리그'가 아닌 국민의 말 듣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집행하고 실행하는 경제정책이 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경제부총리 내정과 관련해 "(문재인 대통령과) 개인적 인연이 없다"며 "대통령과 일면식이 없고 전화 통화를 한 적도 없다. 어떤 배경과 과정, 내부논의가 있었는지 모르고 발표 내용만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 추경 집행해야…청년실업 문제 대단히 중요"
김동연 경제부총리 내정자는 단기적으로 대내외 위기관리와 일자리 창출, 경제활성화, 사람중심 일자리, 소득 중심의 성장 등을 꼽았다.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의 체질과 구조개선 측면에 대해서 신경을 쓰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추진하고 있는 10조원 규모의 일자리 추가경정예산(추경)에 대해서 김 내정자는 "추경을 집행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아주대 총장을 역임하면서 청년실업과 취업난의 심각성을 현장에서 피부로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는 "청년실업 문제가 통계상 두 자릿수를 넘었고 체감실업률은 23% 이상이라는 분석도 있다"면서 "제가 학교에서 졸업생들 취업률을 따져봤는데 낮은 학교가 아님에도 양적으로 질적으로 취업을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 청년실업 문제는 대단히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내정자는 "지금 상황에서 확장적 재정정책은 타당해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연초 전미경제학회에서 정책의 효과성과 전달 채널로 봐서 재정보다 통화정책이 유효한 것이었다는 게 고전적 관점이었다면 지금은 관점을 틀어야할 필요가 있다고 보수-진보 경제학자들이 모두 동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지금처럼 저물가, 저인플레에서는 통화와 재정이 보완적 역할을 해야 하고 특히 재정이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저성장·실업이 고착화되고 계속 된다면 노동력의 질 저하로 이어져서 성장잠재력까지 위협을 받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김 내정자는 "제대로 된 재정정책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부분 정부가 총수요를 늘리는 걸 제대로 못하면 (추경)효과도 못보면서 목표 달성도 못하는 우를 범할 수 있다"며 "제대로 된 재정정책이 필요하며 추경이 과거와 같이 단순한 사업들이 아니고 어떻게 하면 경제할력을 지속적으로 불어넣어줄 수 있을지 내실있는 경제정책을 펴야 한다"고 밝혔다.
◆"법인세 증세 신중히…中 통화스와프 되도록 연장"
김 내정자는 확장적 재정정책을 뒷받침하는 재원 확보 방안 가운데 하나인 법인세 증세와 관련해서 "여러 제원과 실효세 방안을 검토한 뒤 신중히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 재원문제는 종합적으로 봐야 하는데 첫번째로 세계잉여금"이라며 "최근 세수상황이 좋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예상보다 더 들어오는 세수추계고 이어서 실효세율을 높일 수 있는 방안들 예를들어 분리과세를 종합과세로 한다던지 하는 것들을 찾아보는 것이 순서"라고 말했다.
세출 구조조정에 대해서도 "쉽지 않다"면서도 "조화롭게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세출 구조조정은 이로 인해 이득을 보는 일종의 기득권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라면서도 "예산의 의사결정은 모든 기회비용을 치르게 돼 있어 정부가 나아갈 방향에 따라 기회비용을 따지고 국민과 소통하면서 기존에 혜택을 보는 것에 대해 조율하면서 조화롭게 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대외 리스크와 관련해서는 종합적으로 신경을 쓰면서도 중국과 통화스와프는 "되도록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김 내정자는 "금융의 대외안전망은 통화스와프 뿐 아니라 여러가지 장치가 있고 여러 국제금융안전망을 구축하고 있다고 듣고 있다"면서 "통화스와프는 일본은 종료, 중국은 10월 달에 만료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국제금융안전망에서 통화스와프 문제가 유일한 안전망은 아니므로 종합적으로 보겠다"고 말했다.
다만 "스와프는 경제로만 풀릴 문제가 아니고 외교적, 국가 전체적으로 고려할 사항이 있다"며 "경제당국뿐만 아니라 외교당국과도 함께 협의하고 중국과 외교협력 문제를 짚어보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 설명했다.
김 내정자는 이날 경제부총리 내정 발표 이후 그를 두고 일각에서 '예산재정통으로 첫 경제수장에 임명됐다'고 해석하는 것과 관련 "예산재정통으로는 첫 경제수장이라는 그런 분류에 동의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선배 부총리나 경제수장들도 여러가지 많이 경험하신 분들이지 거시나 경제 한 분야가 아니다"라며 "(나는) 예산국장 했기 때문에 예산통이라고 할 수 있지만 경제기획국이나 전략국 하면서 경제의 거시적, 전략적 측면을 예산보다 오래 종사해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무조정실장이라는 자리가 청와대 경제수석과 마찬가지로 여러 부처의 일을 종합적으로 보고 조율하고 시너지효과 낼 수 있는 일에 종사했으므로 그런 부분을 열심히 할 수 있는 분야가 아닌가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전 정부에서도 국무조정실장을 역임한데 이어 새정부에서도 중책을 맡을 것에 대해서 "박 정부에서 사의를 표하고 나온지 2년10개월 정도 됐고 정부정책에 (관여하지 않았다) 학교 쪽에 충실하느라 업데이트된 정보를 갖고 있진 않다"면서 "새 정부에서는 사람 중심 일자리, 소득 주도 성장 등에 있어서 과거 정부와 차별화된 내용을 하고 있다고 생각 한다"고 말했다.
이날 김 내정자는 국민과의 소통 뿐만 아니라 국회, 기재부와도 소통을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추경을 하기 위해서 국회와 많은 논의를 해야 할 것"이라며 "오늘도 국회하고 통화를 했는데 저희가 내용으 잘 만들어서 여러 당과 잘 협의를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또 "기재부 간부들과도 상견례를 했는데 여러 좋은 이야기가 나왔다"면서 "예산실서 추경하면서 사업심의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 추경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말 중요한 것은 내용이며 단순히 일자리와 관련이 있는 사업에 예산을 집어넣는 것보다 내실을 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한편 김 내정자는 곧바로 청문회 준비 작업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오후 청문회 준비와 기재부 주요 현안에 대한 보고를 받고 일부 간부들과 대면식을 치렀다.
청문회 준비 사무소는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국회 인사청문회 요청에 필요한 군 경력, 학력 등에 관한 서류를 준비해 인사청문회 준비 작업을 돕고 세부 업무보고도 동시에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현길 기자 ohk0414@asiae.co.kr
이지은 기자 leez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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