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전 교육감, 文 정부 교육 정책 방향 설명
국공립 유치원 및 거점국립대 강화, 외고·자사고 폐지 등 언급
차기 교육부 장관 유력 후보… 공식 언급은 피해
[아시아경제 이민우 기자] 새 교육부장관으로 유력한 김상곤 전 경기도교육감(67)이 문재인 정부에서 국·공립 유치원 수를 전체의 40% 수준으로 올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아울러 지방 거점국립대에 예산을 대폭 지원하고, 자립형 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 국제고 폐지 계획도 언급했다.
김 전 교육감은 1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글로벌센터에서 열린 원탁토론아카데미의 강연회에서 새 정부의 교육 철학과 정책 구성을 설명했다. 김 전 교육감은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 캠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교육공약을 총괄했다. 새 정부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먼저 국·공립 유치원의 대폭 확대를 언급했다. 현재 15%에 불과한 국·공립 유치원 비율은 40% 수준까지 늘리고 1인당 22만원인 누리 과정 지원금도 30만원으로 확대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유치원 단계에서부터 교육비 부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한국의 교육 문제를 풀지 못할 뿐더러 미래 인재를 키워내기도 힘들다"며 "유아교육 1년 의무교육화 같은 방안을 당장 구체화하기에는 무리가 있겠지만 학부모들의 유아교육 부담을 더는 방향으로 정책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공립 대학 강화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일차적으로 전국 9개의 거점 국립대에 예산을 대폭 지원해 예전의 명문대 위상을 되찾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김 전 교육감은 "현재 전국 거점 국립대의 학생 1인당 교육비를 현재 1500만원 수준에서 서울 5개 상위권 사립대와 비슷한 2000만원 수준으로 올리겠다"며 "동시에 교수 충원률도 높이고 실험 기자재 등 시설도 보완해 거점국립대를 명문대로 만들겠다"고 문 정부의 교육 공약을 설명했다.
이를 통해 전체 대학생 중 국·공립대 대학생 비율을 기존 24% 수준에서 40%까지 늘릴 계획도 밝혔다. 김 전 교육감은 "다만 대학 수 자체를 늘리는 방안 보다는 전반적인 학생 수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사립대의 학생 수를 줄이는 식으로 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외고·국제고·자사고 폐지도 언급했다. 김 전 교육감은 "현재 자사고, 외고, 국제고 등 특목고는 특수한 목적을 위해 설립됐지만 '입시예비고'로 전락한 것이 현실"이라며 "자사고와 외고는 연간 학생 부담 평균 비용이 각각 760만원, 850만원에 달해 사립대 수준인 만큼 이를 바로 잡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다만 일시에 모두 폐지하는 것은 무리인 만큼 순차적으로 법과 제도의 틀에 맞게 전환하기 위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그 외에도 고교학점제, 초·중등학교 대상 1교실 2교사제 등의 내용을 언급했다.
한편 세간에 흘러나오는 교육부장관 내정설에 대해서는 언급을 피했다. 김 전 교육감은 청와대에 인사검증동의서를 제출했냐는 질문에 "제출하지 않았다"며 "아직 공식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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