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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수영 키운 '재일동포 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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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일파 재日대한수영연맹회장, 박태환·김서영 등 물심양면 지원

한국 수영 키운 '재일동포 2세' 김일파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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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형민 기자] 수영국가대표선발대회가 열린 경북 김천실내수영장. 주름진 얼굴에 안경을 쓴 50대 남성이 관중석에 앉아 흐뭇한 표정으로 선수들을 내려다보았다.

김일파(59) 재일본대한수영연맹 회장. 일본 오사카에서 태어나고 자란 동포 2세다. 그는 일본 고베대 수영부 감독으로 일하던 1986년부터 30년을 한결같이 우리 수영 선수들을 도왔다. 노력의 결실을 보고 싶어 13~15일 한국에 왔다.


김서영(23ㆍ경북도청)은 김 회장이 돌본 선수 가운데 대표 격이다. 김서영은 이번 선발대회 여자부에서 3관왕을 했다. 개인혼영 400m(4분35초96), 배영 200m(2분11초12)에서는 한국신기록을 세웠다. 지난 2월 8~26일 김 회장의 초청을 받아 오사카에 있는 수영클럽에서 전지훈련을 한 덕을 봤다. 김인균 경북도청 감독(42)은 "김 회장께서 좋은 환경에서 훈련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고 했다.

김 회장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수영을 시작했다. 물에 들어가 있으면 좋았다고 한다. 고베대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면서 수영을 병행했다. 대학 4년 동안 매년 8월에 하는 전일본수영선수권대회에도 꾸준히 나갔다. 예선에서 전체 5위를 할 정도로 기록이 좋았지만 본선에 나가지 못했다. 대회 본부에서 "본선에서는 일본 선수들만 뛸 수 있다"는 규정을 만들어 김 회장의 출전을 막았다. 김 회장은 "한국 선수들을 도우며 선수 시절의 한을 푼다"고 했다.


국내 수영지도자들이 일본에서 훈련을 하려면 김일파 회장을 반드시 통한다. 그는 최적의 훈련 장소는 물론 일본에서 유행하는 훈련방법 등 정보를 아끼없이 제공한다. 우리 선수들을 오사카로 불러 자신이 운영하는 수영클럽 스무 곳 가운데 한 곳에서 수영 기술을 전하기도 한다.


박태환(28ㆍ인천시청)도 김 회장의 도움을 받았다. 김 회장은 박태환이 고등학교 2학년일 때부터 일본 전지훈련 장소를 마련해 주었다. 지난 2015년 9~12월 선수자격이 정지돼 제대로 된 훈련장소를 찾지 못한 박태환을 오사카에 있는 자신의 수영클럽으로 불러 훈련하게 했다. 박태환은 김 회장을 "가족 같으신 분"이라고 한 바 있다.


우리 수영 대표선수들은 오는 7월 14~30일(한국시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하는 세계수영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김일파 회장은 언제나 한국 수영이 세계 최고가 되는 꿈을 꾼다. 그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내 온몸을 바칠 수 있다"고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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