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양국 진출 이후 10년만에 첫 역전
올해 인도네시아에 2곳 추가 출점…해외 거점 가운데 유일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한반도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롯데마트의 해외 실적 지도를 바꿔놨다. 시장 진출 10년 만에 인도네시아 매출 규모가 중국을 처음으로 따라잡는 등 약진을 거듭하는 한편, 롯데마트는 진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인도네시아에서 올해 추가 출점을 계획하고 있다.
16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 1ㆍ4분기 인도네시아에서 운영 중인 45개 점포 매출이 2640억원을 기록, 같은 기간 중국 매장(112개ㆍ슈퍼 점포 포함) 매출 2260억원을 웃돌았다. 인도네시아 실적이 중국시장을 넘어선 것은 롯데마트가 양국에 첫 진출한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롯데마트 전체 해외 실적에서 차지하는 인도네시아 매출 비중은 지난해 44.3%에서 1분기 47.1%로 절반가량에 달하게 됐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 매출 비중은 45.3%에서 40.3%로 뚝 떨어졌다.
사드 사태가 가시화하기 전부터 인도네시아와 중국의 실적 흐름은 엇갈리기 시작했다. 2013년 중국 매출은 1조5840억원으로 고점을 찍은 뒤 2014년 1조3460억원, 2015년 1조3000억원, 지난해 1조1290억원으로 매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반면 같은 기간 인도네시아 매출은 1조650억원, 1조130억원, 1조150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 1조1140억원으로 큰 폭으로 늘었다. 1분기 양국 매출이 역전된 데 이어 사드 관련 타격이 온전히 반영되는 2분기에 그 격차는 더욱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호조에 힘입어 롯데마트는 올해 4분기를 목표로 인도네시아 현지에 2개 매장을 추가로 출점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1분기 소방점검 결과를 이유로 영업정지 처분을 받는 등 고전하고 있던 중국시장에서 3개 매장을 폐점한 가운데 해외 거점 중 신규 출점이 예정된 곳은 인도네시아가 유일하다.
앞서 롯데마트는 현지 소비 트렌드 파악과 상품 구매선의 효율화를 위해 작년 말 인도네시아 지역 법인장을 현지인으로 교체하는 등 적극적인 현지화 전략을 전개 중이다. 또한 현지 매장을 거점으로 국내 우수 청년 창업가들의 상품을 소개하는 수출 기지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시장에서도 인도네시아 사업의 잠재력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여영상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1분기 중국에서의 역신장을 동남아시아 매출 증가가 커버했다"면서 "롯데마트 해외부문 영업손실이 전년 동기와 같은 280억원을 기록했는데 사드 영향이 3월부터 반영된 점을 고려하면 늘어난 중국 사업의 손실을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 만회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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