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부터 유·무선전화 통합시스템 구축
지정좌석 없애고 자율근무제도 확대도입 계획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롯데마트가 직원들의 업무 특성에 따라 시간ㆍ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일하는 '스마트 오피스' 환경 구축을 시도한다.
긴 불황과 경쟁 격화로 할인점시장이 부진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김종인 롯데마트 대표를 필두로 업무 효율화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이달 중순께부터 유ㆍ무선전화 통합시스템(FMCㆍFixed Mobile Convergence)을 구축, 시행한다. FMC는 기업의 유ㆍ무선전화를 무선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결합서비스로, 무선랜(WiFi) 지역에서 이동전화 대신 저렴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통신비를 절감할 수 있게 된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스마트 오피스 환경을 구축한다는 차원에서 FMC 도입을 비롯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직원들이 근무하기에 가장 편한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FMC 도입 후 개별 직원이 휴대전화에 특정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면 내선 자동전환 기능이 작동, 직원들이 외부에서도 구내전화처럼 이용할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사내전화를 없애고 해당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를 직원 개인의 휴대전화로 연결해 업무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일부 개인의 사생활 침해 및 근무시간 연장에 대한 우려는 시스템적으로 차단한다. 구내 전화번호가 따로 부여돼 개인 번호와는 구분해 사용할 수 있으며, 지정된 업무시간 외에는 해당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가 착신되지 않도록 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롯데마트는 고정적인 자리에 앉아 근무하는 '지정좌석제'를 순차적으로 없애고, 본인의 업무에 최적화된 시간에 일하는 '유연근무제'도 확대 도입할 예정이다.
이 같은 변화는 '불필요한 형식을 버리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자'는 김 대표를 비롯한 경영진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기업 계열 대형마트의 경우 본사의 전략과 전국 매장의 협업으로 운영이 지탱되는 만큼 원활한 의사소통과 실시간 업무 파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형마트의 성장세가 눈에 띄게 꺾인 가운데 내부 직원들의 업무 여건을 개선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내 온오프라인 유통업체 매출 가운데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3월 기준 23.9%에서 지난 3월 22.9%로 줄었다. 2월 기준으로도 2016년에 27.7%에 달하던 비중은 올해 22.3%까지 감소했다.
앞서 롯데물산은 지난 2월 그랜드 오픈한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 입주하면서 롯데그룹 내 최초로 스마트 오피스를 꾸린 바 있다. 롯데물산은 직급 순서별 자리 배치나 칸막이를 없애고 자유석을 도입했으며, 직원들에게는 개별적으로 어디에서나 근무할 수 있도록 개별 노트북을 지급하고 개별 사물함을 배정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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