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해율 하락에 할인 여력 생겨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 확대…과잉경쟁에 대·소형사 격차 심화 우려
[아시아경제 강구귀 기자]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를 중심으로 자동차보험료 인하 경쟁이 시작됐다. 손해율이 떨어지면서 보험료 인하 여력이 생기자, 주요 손보사들이 앞다퉈 보험료 인하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보험권 일각에선 보험료 인하 경쟁으로 대형사와 소형사간 격차가 더욱 벌어질 수 있다는 점과 제살깎아먹기식 영업으로 손해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16일 손보업계에 따르면 삼성화재는 지난 11일 책임개시일부터 자동차보험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을 ▲2000㎞ 이하 23%에서 37% ▲4000㎞ 이하 21%에서 30% ▲1만㎞이하 15%에서 22%로 각각 올렸다.
삼성화재가 마일리지 특약 할인율 확대에 나선 것은 손해율 하락세가 지난해 4분기 부터 이어지면서 자동차보험료 할인 여지가 생겼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화재의 1분기 말 현재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76.4%다. 이는 전년동기인 79.1%보다 2.7%포인트 하락한 것이다. 2012년 이후 5년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다른 상위 손보사들의 손해율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현대해상의 1분기 자동차보험 손해율은 같은 기간 보다 4.4%포인트 하락한 77.8%를 기록했다. 동부화재도 81.4%에서 77.5%로 3.9%포인트, KB손해보험도 80.5%에서 78.41%로 2.1%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업계에선 상위 4개 손보사가 연간 운행거리 1만㎞이하 고객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보험료 할인 마케팅을 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구간은 초우량 고객들이 포진, 말그대로 골든 구간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삼성화재는 이 구간에 대한 할인율을 업체 최고인 22%로 책정하고 있다. KB손보(21%)와 현대해상(20%), 한화손보(20%), 동부화재(17%) 등의 순이다.
업계 1위 삼성화재가 마일리지 할인율을 대폭 확대함에 따라 관련업계는 향후 시장점유율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3월말 기준 삼성화재의 시장점유율은 29.6%. 삼성화재는 지난해 5월 사상 처음으로 30%대(30.3%)를 기록한 바 있지만 이후 계속 29%대에 머물고 있다.
업계에선 삼성화재의 독주를 막기 위한 과잉경쟁이 자칫 손해율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에 대해 우려감을 표명하고 있다. 2∼3분기는 통상 자동차 운행이 증가하면서 손해율이 동반 상승하는 시기다.
또 자금력을 갖춘 대형사와 소형사간 간격이 더욱 확대, 시장 왜곡현상도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제살 깍아먹기식 경쟁이 심화될 수 있다"며"새 정부의 소비자 중심 보험정책 기조로 보험료 인상이 쉽지 않는 등 앞으로 손보사 상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
이에 대해 삼성화재 측은 "손해율 우량고객이 실질적 혜택을 더 볼 수 있도록 할인율을 확대한 것"이라며 "보험계약의 건전성은 유지하면서 시장점유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구귀 기자 nin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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