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인배 전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행총괄팀장이 문재인 대통령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하는 대통령 제1부속비서관에 내정된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수석비서관급 이상 인사를 마무리 한 뒤 비서관 인사를 발표하면서 송 전 팀장을 정식으로 임명할 계획이다.
제1부속비서관은 대통령 일정을 챙겨 ‘문고리 권력’으로 불리는 자리이다. 박근혜 정부 제1부속비서관은 ‘문고리 3인방’ 중 한명으로, 최순실 씨에게 대통령 연설문 등 청와대 문건을 유출한 혐의로 구속된 정호성씨였다.
송 전 팀장은 문 대통령 취임 후 문 대통령의 일정에 동행하면서 사실상 제1부속비서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 관저에서 여민관으로 첫 출근할 때 주영섭 경호실장과 함께 있었다.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14일 오전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소집했을 때도 ‘청와대 벙커’로 불리는 국가위기관리상황실까지 동행했다.
송 전 팀장은 부산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을 했고, 노무현정부에서는 청와대 시민사회수석실 행정관과 사회조정2비서관을 지냈다. 이호철 전 민정수석과 함께 문 대통령의 부산 인맥 중 핵심으로 꼽힌다.
송 전 팀장은 경남 양산에서 재보궐선거를 포함해 5번 국회의원에 도전했지만 모두 낙선한 이력이 있다. 양산은 노무현 전 대통령 퇴임 후 낙향한 문 대통령이 거주했던 곳이다. 열린우리당과 더불어민주당 등 민주당 계열 정당 간판을 달고 총선에 출마했지만 지역주의의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노무현의 후광’이 보수 정당 텃밭인 양산에서는 오히려 득표에 방해가 됐다.
문 대통령이 ‘측근 정치’라는 비판이 나올 수도 있는 송 전 팀장을 청와대 비서관으로 중용하는 이유는 노무현 정부 이후 약 10년 동안 정치적 경력이 사실상 끊긴 송 전 팀장을 배려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의 측근인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이어 양정철 전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도 대통령에게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 스스로 ‘퇴장’을 선언한 상황이어서 송 전 팀장의 역할은 커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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