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디아 고 최근 1년간 내리막길, 18일 개막 킹스밀챔피언십 "여제의 전쟁 서막"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차세대 골프여제는 누구?"
16일 현재 여자골프 세계랭킹은 1위 리디아 고(뉴질랜드) 8.81점, 2위 유소연(27ㆍ메디힐) 8.58점, 3위 에리야 쭈따누깐(태국) 8.56점이다. 그야말로 박빙이다. 리디아 고가 지난 1년간 급격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조만간 '넘버 1'이 바뀔 확률이 높다. 유소연과 쭈따누깐은 불과 0.02점 차, 누가 1위에 등극하더라도 또 다시 접전을 펼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자골프는 2006년 2월 롤렉스 랭킹을 도입했다. 미국 1, 2부 투어와 유럽 1, 2부 투어, 여기에 한국과 일본, 호주, 중국 등 8개 단체가 공인하는 시스템이다. 2년간 최소 35개 대회 이상을 토대로 랭킹을 결정한다. 초기에는 15개 이상이었다가 미셸 위(미국)가 당시 몇 개 대회에 나가지 않고서도 3위에 오르자 객관성 문제가 거론되면서 기준점을 확대했다.
당연히 13주 이내 최근 성적이 중요하다. 일반 대회 우승자는 보통 60~70점, 상위랭커가 얼마나 출전하느냐에 따라 배점이 다르다. '톱 30' 이내의 선수가 많을수록 점수가 많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5개 메이저는 100점, 한국은 20~25점, 일본은 20점 미만이다. 기권이나 실격은 출전 대회 수에 포함되고, 2년 동안 투어를 떠나면 아예 대상에서 제외한다.
리디아 고는 2015년 10월부터 82주 연속 1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역시 메이저 1승을 포함해 시즌 4승을 수확했다. 문제는 쭈따누깐이라는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이다. 2015년 LPGA투어에 데뷔해 지난해 5월 요코하마타이어클래식에서 태국선수 최초의 우승을 일궈낸데 이어 킹스밀, 볼빅챔피언십까지 3연승을 질주했고,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는 생애 첫 메이저 챔프에 올라 신바람을 냈다.
연말에는 상금퀸과 올해의 선수, 100만 달러의 보너스가 걸린 CME글로브 등 개인타이틀을 싹쓸이했다. 리디아 고는 반면 7월 마라톤클래식 이후 우승컵을 추가하지 못하는 뒷심 부족에 제동이 걸렸고, 결국 무관으로 전락했다. 올해 들어 캐디와 스윙코치, 클럽까지 모조리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9개 대회에서 두 차례 '컷 오프' 등 오히려 '독(毒)'이 되는 모양새다.
쭈따누깐은 준우승 세 차례 등 여전히 강세다. 여기에 유소연이 가세했다. 지난 4월 올 시즌 첫 메이저 ANA인스프레이션을 제패해 단숨에 '넘버 2'로 올라섰다. 상금랭킹(88만6000달러)과 평균타수(68.57타), 올해의 선수(1605점) 등에서 모두 1위를 달리고 있다. 무엇보다 7개 대회에 등판해 메이저 1승과 두 차례의 준우승 등을 포함해 전부 '톱 10'에 진입하는 일관성이 무섭다.
18일(한국시간) 개막하는 킹스밀챔피언십(총상금 130만 달러)이 '여제의 전쟁 서막'이다. 쭈따누깐에게는 다음주 볼빅챔피언십까지 2주 연속 타이틀방어전이다. '약속의 땅'이 기다리고 있는 셈이다. 유소연은 당연히 서둘러 2승 사냥을 마무리하고, 6월 두번째 메이저 두번째 메이저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총상금 350만 달러)에 대비한다는 '동상이몽'이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