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12시즌 파5홀 공략 '넘버 1', 매킬로이 지난해 1위, 존슨과 데이, 스텐손 등 가세
[아시아경제 노우래 기자] "파5홀을 정복하라."
프로골프투어의 '우승 키'다. 파5홀 스코어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기 때문이다. 파3홀은 사실 티 샷과 퍼팅 모두 완벽해야 버디를 만들 수 있다. 타수를 줄이기가 쉽지 않다는 이야기다. 파5홀은 반면 '2온'이 가능해 버디는 물론 이글사냥까지 가능하다. 또 티 샷이나 두번째 샷을 미스해도 만회할 기회가 있다. '꿈의 리그'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역시 "파5홀에 강한 선수가 우승을 차지한다"는 공식이 입증되고 있다.
타이거 우즈(미국)가 대표적인 사례다. 최근 네번째 허리수술을 받아 여전히 휴업중이지만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79승을 수확한 '살아있는 전설'이다. 파5홀을 '버디창고'로 삼았다는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프로로 전향한 1996년부터 지난해까지 22시즌 가운데 무려 12시즌이나 파5홀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경쟁자들에 비해 우위를 점했다는 의미다.
2000년이 하이라이트다. 파5홀에서 줄인 타수가 홀 당 평균 0.40타나 된다. 1368개 홀에서 이글을 19개나 쓸어 담았다. 평균 드라이브 샷 비거리 298야드(1위)를 찍었고, 페어웨이안착률 71.22%(54위)를 기록했다. 티 샷의 정확도가 떨어지자 2번 아이언 티 샷을 히든카드로 가미했고, 파5홀의 압도적인 기량을 앞세워 개인 시즌 최다승(9승)을 완성했다.
PGA투어 개최코스는 최근 전장이 더욱 길어지는 추세다. 첨단 골프용품 개발과 함께 선수들의 비거리가 늘어나고 있어서다. '장타자 전성시대'가 도래한 이유다. 지난해 파5홀은 평균 560야드로 세팅됐다. 7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시리즈 브리지스톤인비테이셔널의 격전지 미국 오하이오주 애크런 파이어스톤골프장 남코스 16번홀이 최장 홀이다. 무려 667야드다.
세계랭킹 2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지난해 파5홀 공략 1위다. 홀 당 평균 0.26타를 줄였다. 306.8야드(9위)의 장타에 페어웨이안착률 61.06%(77위), 무엇보다 '2온' 성공률이 1위(26%)다. 파5홀에서 두번째 샷 이후 평균 40야드 안쪽으로 남겨둔 경우가 76%에 달했다는 게 재미있다. 투어 평균 49%보다 월등한 수치다. 아무리 길어도 세번째 샷은 웨지 샷으로 충분한 셈이다.
헨리크 스텐손(스웨덴)과 제이슨 데이(호주), 조던 스피스, 더스틴 존슨(이상 미국) 등이 공동 2위 그룹도 만만치 않다. '新골프황제' 존슨은 '2온' 성공률에서도 토니 피나우(미국)와 공동 2위(25%)에 올랐다. 올 시즌 일찌감치 3승고지를 접수한 동력이다. 스튜어트 싱크(미국ㆍ24%)와 저스틴 토마스, 개리 우드랜드, 제이슨 코크락, 해롤드 배너 3세(이상 미국), 애덤 스콧(호주ㆍ이상 23%) 등이 파5홀의 강자들이다.
노우래 기자 golfm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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