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킬로이 타이틀리스트, 우즈 브리지스톤, 왓슨 볼빅 "골프공 춘추전국시대"
[아시아경제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지구촌 골프용품업계가 연초부터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세계랭킹 2위 제이슨 데이(호주)가 나이키와 메인스폰서 계약을 맺었고, 3위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캘러웨이로 무기를 교체하는 등 지각 변동이 요란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돌아온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가 가세했고, 장타자 버바 왓슨(미국)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초로 국산골프공 볼빅을 선택해 더욱 스포트라이트가 쏟아지고 있다.
▲ '나이키 한솥밥' 데이와 매킬로이 "무기는 달라"= 일단 매킬로이와 우즈에 이어 데이 등 역대 '넘버 1' 3명이 모두 나이키 식구라는 게 재미있다. 미국 ESPN은 "데이가 나이키와 모자와 의류, 장갑, 골프화 등을 사용하는 조건으로 천문학적인 계약을 했다"며 "적어도 연간 1000만 달러(121억원) 이상의 규모"라고 전했다. 이번 스토브리그 최대 빅 뉴스다.
아디다스 옷을 입던 데이의 '나이키 잭팟'은 사실 예상 밖이다.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스포츠용품 시장에서 1, 2위를 다투는 최대 경쟁업체다. 데이는 더욱이 골프채는 여전히 테일러메이드를 사용한다. 나이키가 지난해 골프용품사업을 아예 접었기 때문이다. 타이틀스폰서는 경쟁업체, 무기는 자회사 테일러메이드의 후원을 받는 이상한 구도가 만들어진 셈이다.
클럽메이커 차원에서는 '新골프황제' 더스틴 존슨(미국)이 지휘하는 '테일러메이드 군단'이 가장 호화 진용이다. 데이가 잔류한데 이어 우즈가 복귀전에서 테일러메이드를 들고 나와 화제가 됐다. 매킬로이는 반면 캘러웨이를 낙점했다. 지난해 연말부터 다양한 테스트 끝에 에픽 드라이버와 우드, 에이펙스 MB아이언, 오디세이 퍼터를 골프백에 담았다.
▲ 우즈의 브리지스톤과 마쓰야마 스릭슨, 왓슨 볼빅 "골프공 춘추전국시대"= 매킬로이가 쇼트게임을 위해 타이틀리스트를 보강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바로 보키 웨지와 프로v1 골프공이다. 이른바 '공들의 전쟁' 출발점이다. 데이와 존슨은 테일러메이드 TP5X, 우즈 브리지스톤 330S, 마쓰야마 히데키(일본) 던롭 스릭슨 뉴 Z-Star 등 '춘추전국시대'에 돌입하는 양상이다.
왓슨과 볼빅의 계약이 특히 파격적이다. 월드스타의 골프공 선택은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드라이버와 우드, 아이언, 웨지 등 골프채는 선수들의 체형과 선호도에 따라 얼마든지 피팅이 가능해 미세한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있다. 아마추어골퍼들에게 판매하는 모델과는 전혀 다르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골프공은 선수에게 맞춰서 일일이 공을 생산할 수 없는 시스템이다.
세계랭킹 '톱 10'의 골프공이 그동안 타이틀리스트와 나이키, 테일러메이드, 스릭슨 등 4개 업체에 국한됐던 까닭이다. 메이저 2승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9승을 수확한 월드스타가 S4 모델 컬러버전으로 볼빅의 미국시장 마케팅에 합류했다는 건 분명 이례적이다. 왓슨은 "내가 좋아하는 핑크 등 화려한 컬러가 인상적이었다"면서 "정확한 샷 컨트롤 능력을 발휘했다"고 호평했다.
김현준 골프전문기자 golf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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