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방 직후 화학길 걸으며 韓 기초화학산업 이끌어
12일 100주년 기념식 개최…기념전시도 열기로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마지막 개성상인'이라 불리는 OCI 창업주 송암 이회림 회장이 탄신 100주년을 맞이했다.
OCI는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송암의 생애와 업적을 되새기고 기업가 정신을 기리는 '송암 100년, 아름다운 개성상인 이회림' 행사를 연다고 밝혔다. 기념식에는 이수영 OCI 회장과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이건영 유니온 회장 등 이 회장의 후손들을 비롯해 한승수 전 국무총리, 박병원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김인호 한국무역협회장 등 주요 인사들이 참여한다.
이수영 회장은 이날 "선친께서는 신용·검소·성실이라는 개성상인의 3대 덕목을 항상 몸소 실천하시며 청렴한 기업인으로서 스스로 훌륭한 귀감이 되셨다"며 "선친께서 이루신 업적들과 발자취를 되돌아보니 다시 한 번 깊은 감회와 존경을 금할 길이 없다"고 소회를 밝혔다.
1917년 개성에서 태어난 송암은 1945년 해방 직후 서울로 상경해 종로에 포목 도매상인 이합상회와 무역회사인 개풍상사를 설립해 당시 수출실적 1, 2위를 기록했다. 이후 1955년 대한탄광 인수, 1956년 대한양회 설립에 이어 1959년 서울은행 창립에 동참하면서 우리나라 산업발전 토대를 마련했다.
1960대에 들어선 화학산업의 중요성을 미리 내다보고 인천시 남구 학익동 앞의 바다를 매립, 80만평의 공단 부지를 조성해 1968년 소다회 공장을 준공, 당시 불모지와 다름없던 화학산업을 국내 최초로 개척했다. 이후 40여 년간 무기화학, 정밀화학, 석유석탄화학 분야를 영위하며 오로지 화학산업분야에만 매진해 오늘날 재계 서열 24위의 OCI를 키워냈다.
송암은 국가산업발전에 대한 공로로 1971년 석탑산업훈장, 1979년 은탑산업훈장, 1986년 금탑산업훈장을 수훈했고, 세차례에 걸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한국과 프랑스간 경제외교활동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1986년과 1991년 프랑스 정부로부터 기사작위와 국민훈장을 받았다.
학교법인 송도학원 이사장으로서 인천 송도 중고등학교 지원 및 장학사업을 벌이며 교육사업에도 힘썼다. 한국 고미술에 대한 남다른 애정으로 평생 수집한 8400여 점의 문화재를 보유한 송암미술관을 건립해 인천시에 기증(2005)하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도 헌신했다.
OCI는 송암 탄신 100주년을 맞아 13일부터 7월1일까지 서울 종로구 수송동 소재 OCI 미술관에서 기념전시 '그 집' 전을 연다. 송암의 사저터에 건립한 송암회관을 전시공간을 개조한 OCI미술관은 '미술관이 된 그의 집으로 초대한다'는 컨셉을 담아 이번 전시를 꾸몄다.
지금 뜨는 뉴스
조선 도자와 민화 등 이 회장이 사랑하던 고미술품과 북한 유화 소장품, OCI미술관이 후원해 온 현대미술 작가 8명의 창작품 30여점 등이 전시된다. 송암의 일생과 사진, 유품을 비롯해 전시작품을 소개한 기념북 '그 집으로의 초대'도 함께 발간한다.
한편 송암은 고(故) 박화실 여사와의 슬하에 3남 3녀를 뒀다. 이수영 OCI 회장, 이복영 삼광글라스 회장, 이화영 유니드 회장 삼형제는 각각 독립경영을 하고 있으며, 이우현 OCI 사장, 이우성 이테크건설 부사장 등 3세들이 활발하게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김혜민 기자 hmeeng@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