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K패륜·황제의전' 턱에 걸린 文

문재인 후보, 가짜뉴스대책단장 발언·곡예운전 등 막판 변수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측이 잇단 자충수로 선거 막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문용식 가짜뉴스대책단장이 '막말 논란'으로 자진 사임했고, 수행 차량이 불법주행을 했다는 언론 보도도 잇따랐다. 선거가 막판으로 치달으면서 당내 실책을 최소화하기 위해 각별히 주의를 기울였던 문 후보 측에겐 애가 탈 만한 상황이다.

문 단장은 지난 6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부산ㆍ경남(PK)의 바닥 민심입니다. 패륜 집단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부산 민심탐방' 취재를 한 셈인데 뜻밖에 온통 홍준표 판이다"며 "선거 초반에는 문재인 지지가 많았으나 지금은 여론이 뒤집어져 전박적으로 '홍가'가 압도적"이라고 말하면서 위와 같이 표현했다. 이 표현이 논란이 되자 그는 "패륜 후보로의 결집이 무서울 정도"라고 수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비난의 화살은 피할 수 없었다. 자유한국당 측은 거세게 반발했다. 홍준표 후보는 7일 부산 유세에서 "자기들 지지하다가 홍준표 지지한다고 그리 욕한 것이다. 아주 못된 놈이다"며 거칠게 반응했다. 전희경 선대위 대변인 역시 "이 지지세를 '패륜 집단'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자신들의 지지자가 아닌 국민들을 패륜적으로 욕보이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자신의 발언이 도마 위에 오르자 문 단장은 결국 이날 밤 사임했다. 그는 "본의 아니게 우리 당과 후보에 대한 공격의 빌미를 주게 된 것을 송구하게 생각한다"면서도 "표현에 오해의 소지가 있어 이미 수정했음에도 한국당은 이것을 마치 유권자에 대해 말한 것처럼 비틀어서 공격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홍 후보 측은 문 단장의 발언이 보수층 결집에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정우택 상임중앙선대위원장은 8일 오전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PK와 대구ㆍ경북(TK)쪽을 패륜집단이라 한 데 대해 보수층이 더 결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만 문 후보 측 송영길 선거대책총괄본부장은 같은 방송에서 "그 말은 어버이날에 맞춰 홍 후보가 장인어른을 '영감탱이'라고 한 걸 지적한 것 뿐"이라며 "샤이 보수가 결집한다는데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을 인정하지 않는 게 보수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최근 언론보도로 제기된 '황제의전' 논란도 문 후보 측 입장에서는 곤혹스럽다. 보도에 따르면 문 후보 측 차량들이 여의도 도로에서 불법유턴을 했고, 강변북로에서는 차선을 넘나드는 '곡예운전'을 했다는 것이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측 김유정 대변인은 지난 6일 논평을 통해 "문재인 판 '모세의 기적'은 강변북로가 꽉 막히는 주말인 지난달 9일 오후, 문 후보와 경호팀 등 5대 차량은 정체가 극심한 강변북로에서 1, 2, 3차로를 도로 위의 무법자처럼 넘나들었다"며 "문 후보는 서민을 말할 자격도, 국민통합을 말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