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구채은 기자] 이세돌 9단이 더불어민주당 후보 지지 찬조연설에 참여해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6일 유튜브 문재인 공식채널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이세돌 9단은 "국민이 이제 '신의 한 수'를 둘 차례"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흔히 정치를 바둑판과 같다고 한다. 정치에도 바둑용어가 자주 등장한다"면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박근혜 정권의 자충수로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꼼수와 무리수로 점철됐던 긴 세월에 국민의 억울함과 참담함이 극에 달했다"며 "하지만 촛불민심이 포석을 깔아줬고, 정석대로 돌을 놓아 판세를 키워온 문 후보가 있어 희망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깔끔한 끝내기를 해야 할 때다. 바로 지금이 사활을 걸 때"라며 "꼼수는 결코 정수를 이길 수 없다. 한 번만 다시 복기해보면 결론은 문재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문 후보를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바둑 판에 '신의 한수'로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정치인이라면 부득탐승(不得貪勝) 즉 승리를 탐하지 않고, 공피고아(攻彼顧我) 즉 나를 먼저 돌아보고, 기자쟁선(棄子爭先) 즉 훗날을 위해 작은 희생을 감수하고, 사소취대(捨小就大) 즉 작은 것을 버리고 큰 곳으로 나아가리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문 후보는 4년전 선거에 대한 복기도 잘한 것 같다. 내분으로 지리멸렬하던 민주당을 개혁해 원내 제1당으로 만들었다"며 "바둑으로 받은 스트레스는 바둑으로 풀어야 하는 것처럼, 대통령이 망친 나라는 좋은 대통령을 뽑아야 다시 일으킬 수 있다. 문 후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은 전국적으로 고르게 지지를 받는 119개의 의석을 가진 원내 제1당이 됐다. 차기, 차차기에 민주정부를 이어갈 인재가 넘쳐난다"며 "4년 동안의 복기 끝에 얻어낸 경험과 자신감으로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될 준비를 마쳤다"고 지지 이유를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때 치아가 11개 빠져 임플란트로 버티는 바람에 발음이 어색하다고 하는데, 동질감이 느껴진다. 저도 어린 시절 스트레스성 기관지염을 앓고 목소리가 가늘어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세돌 9단은 "오히려 문 후보의 어눌한 목소리에 신뢰가 간다. 문 후보는 은퇴 후 툇마루에서 바둑을 두는 것이 꿈이라는데, 제가 5년 뒤 상대해 드리겠다"고 전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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