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장(54)이 세종문화상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 단장을 비롯해 박종국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명예회장(82), 권영민 단국대 석좌교수(69), 박혜란 여성문화네트워크 대표(71), 국제의료구호기관 글로벌케어를 올해 세종문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27일 밝혔다. 이 상은 한국문화 진흥, 예술 등에 뛰어난 공적을 남긴 개인이나 단체에 수여한다.
문 단장은 1998년부터 '심청', '춘향' 등 한국 고전을 바탕으로 한 창작발레로 해외에 진출했다. 격식을 깬 안무와 정확한 군무로 미국, 프랑스 등에서 호평을 받으며 '발레 한류'의 선봉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앞으로 '흥부 놀부'를 제작해 고전 창작 발레 3부작을 완성할 계획이다. 문 단장은 "우리나라의 정서와 아름다운 가치관을 담은 모던한 발레를 선보이고 싶다"고 했다.
문 단장은 유니버설발레단의 창단 멤버다. 1995년부터 단장을 맡아 외국인 무용수의 영입을 늘리는 등 격식에 얽매이지 않는 조직 운영으로 국내 무용계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현재 유니버설발레단의 단원 69명 중 외국인 단원은 33명이다. 문 단장은 "외국인 단원의 비중이 높다고 한국인 무용수의 문이 좁아지는 건 아니다. 국적을 불문한 열린 경쟁 체제에서 오히려 성장하는 동력이 생긴다"고 했다. 이어 "독일 슈투트가르트 발레단이나 미국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도 외국인 단원들이 많다"며 "예술은 국적, 인종, 종교 등 모든 것을 넘어선다. 우리 발레단의 이름인 '유니버설(세계적인)'도 발레는 세계적 공통 언어라는 뜻을 담고 있다"고 했다.
문 단장은 발레 인재 양성에도 힘쓴다. 어린이 민속무용 및 합창단인 리틀앤젤스 예술단을 운영하고, 사회공헌 사업으로 '유니버설발레 주니어 컴퍼니'를 설립해 발레교육을 무상으로 제공한다. 그는 "무용수 개개인의 기량을 발전시키도록 돕는 것을 넘어 발레를 보는 관객의 저변을 넓히고 사랑받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진다면 대중이라는 토양에서 흔들리지 않는 나무로 뿌리내릴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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