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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발탄]5년 전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했던 文, 이번에는 디테일에 약한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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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자리정책 구체적 답변 피하고
中企 채용 지원방안도 우물쭈물

[아시아경제 권성회 기자]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


디테일(세부 사항)을 놓치면 전체도 망칠 수 있다는 이 말은 본래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는 말에서 변형됐다. 프랑스 작가 귀스타브 플로베르(Gustave Flaubert)가 먼저 사용한 이 말은, 독일 미술사학자 아비 바르부르크(Aby Warburg)가 '신'을 '악마'로 바꿔 썼다고 에른스트 곰브리치(Ernst Gombrich)가 쓴 그의 전기에 나와 있다.

이 말이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건 1969년 뉴욕타임스가 독일 건축가 루드비히 미스 반 데어 로에(Ludwig Mies van der Rohe)의 부고기사에 그가 즐겨 쓰던 말을 포함시키면서부터다. 더 적극적으로 해석하면 "악마는 디테일 안에 숨어 있다"로 볼 수 있는데, 디테일을 망치면 그 안에 있던 악마가 나와 전체를 해칠 수 있다는 뜻이다.


디테일은 토론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세부적인 사항을 풍부하게 다룰 경우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해줄 수 있는 확실한 근거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대로 그 디테일들을 놓칠 경우 상대방의 공세로부터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어막을 잃어버리게 된다.


지난 25일 있었던 대선후보 4차 TV토론회에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모습은 후자에 가까웠다. 이날 토론에서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 공약에 대한 재원을 너무 낮춰 잡은 것 아닌가"라는 질문에 문 후보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하며 "우리 정책본부장과 토론하라"고 맞섰다. 문 후보는 또 소요 예산에 대해 "계산은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문 후보의 착각이었고, 26일 오전 윤호중 정책본부장이 직접 일자리 정책에 대한 소요 예산을 부랴부랴 설명하는 법석을 떨었다. 유 후보의 계산 오류도 있었으나 문 후보가 자신의 공약에 디테일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을 노출한 셈이다.


유 후보가 '코리아 패싱'을 아느냐고 던진 질문에 문 후보가 "모른다"고 답한 부분도 '문 후보가 디테일에 약하다'는 인상을 심어줬다. 물론 지난달 28일 외교통상부가 "코리아 패싱이라는 특이한 용어가 정확히 무슨 의미로 쓰이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지만 최근 언론 등에서 많이 사용된 표현을 놓친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이 2명을 신규채용하면 1명을 더 채용할 수 있게 지원하는 공약에 대한 재원 방안을 묻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질문에 대해서도 "다음 정책토론으로 미루자"며 확답을 주지 못했다.


문 후보가 한때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는 말을 유행시켰다는 점은 역설로 다가온다. 문 후보는 지난 2012년 11월8일, 당시 안철수 무소속 후보와 단일화 과정을 논의하면서 이 말을 꺼냈다. 안 후보와 '새정치공동선언'을 준비하면서 "원래 늘 디테일이 문제 아닌가.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면 곳곳에 암초나 어려움도 있을 수 있다"며 해당 어구를 인용했다. 디테일의 어려움을 강조한 말이지만 지금은 문 후보에게 부메랑으로 돌아오는 상황이 참으로 역설적인 셈이다.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권성회 기자 stree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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