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토론회서 '돼지흥분제' 논란으로 거센 사퇴압박…洪 "인신공격만 난무한 초딩 수준 토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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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기하영 기자]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가 '성범죄 모의' 파문으로 경쟁 후보들의 거센 사퇴 압박을 받으면서 궁지에 몰렸다. 홍 후보는 "친구의 잘못을 알고도 말리지 않은 점을 거듭 사과한다"면서도 "성범죄를 저지른 것처럼 악의적으로 매도하지 말아줬으면 한다"고 요구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유승민 바른정당,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23일 중앙선거방송토론위원회 주최로 열린 TV토론회에서 홍 후보를 향해 공세의 날을 세웠다. 포문을 연 건 심 후보였다. 그는 "성폭력 범죄를 공모한 후보를 경쟁 후보로 인정할 수 없다. 국민의 자괴감과 국격을 생각할 때 사퇴하는 게 맞다"며 홍 후보와의 맞토론을 전격적으로 거부했다.
유 후보 역시 홍 후보를 겨냥해 "강간 미수 공범"이라며 "이건 인권의 문제, 국가 지도자의 품격의 문제, 대한민국 품격의 문제로 홍 후보는 즉각 사퇴해야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역시 홍 후보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대면조차 거부한 채 토론에 임했다. 그는 홍 후보의 질문에 "사퇴 요구를 했기 때문에 얼굴을 보지 않고 말하겠다"고 말해 홍 후보의 실소를 유발시켰다.
홍 후보는 이날 토론회에서 "45년 전 일이다. 12년 전 자서전에서 고해성사까지 하고 잘못했다고 했는데 또 문제 삼는 것은 참 그렇다"고 해명했다. 이어 "정말 후회한다. 제가 직접한 것은 아니지만 친구가 그렇게 하는 걸 못 막은 것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했다.
이후 홍 후보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재차 사과를 하면서도 "인신공격만 난무한 초딩 수준의 토론이 됐다" "진드기처럼 악의적 비난 대신 대선후보다운 토론이 돼야 한다"고 말하며 불편한 심기를 내비쳤다. '스트롱맨' '보수 적통' 등의 이미지를 내세우며 우파 결집을 통한 지지율 반등을 노렸지만 돌발 악재를 만나 연일 곤욕을 치루는 모습이다.
한편 줄곧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홍 후보 사퇴 촉구에는 가세하지 않았다. 이에 유 후보는 "홍준표 후보가 사퇴하면 문재인 후보에게 불리하기 때문에 그런 게 아닌지 의심된다"며 "문 후보는 분명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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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하영 기자 hyki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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