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시절 초등학생 여자 어린이를 강제추행하고 달아난 20대 남성이 범행 당시 아파트 계단에 뱉은 침 때문에 6년 만에 검거됐다.
인천지검 형사3부(최창호 부장검사)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헤어디자이너 A(21)씨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는 14살 중학생이던 2010년 4월11일 인천시 부평구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당시 11살 초등학생이던 B(18)씨를 강제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B씨에게 "담배를 피우려는데 망을 좀 봐달라"며 아파트 5층과 6층 사이 계단으로 데려가 추행한 뒤 도주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경찰은 신고를 받고 현장 감식을 하던 중 용의자가 뱉은 것으로 추정되는 침을 아파트 계단 2곳에서 발견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분석을 의뢰했으나 데이터베이스에 입력된 DNA와 일치하는 것은 없었다.
결국, 경찰은 침 외에는 범인을 특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해 미제 사건으로 분류했다.
그러나 A씨는 지난해 오토바이 절도 사건에 연루돼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오르면서 6년 전 강제추행 범행이 들통났다.
한 30대 남성이 지난해 11월 오토바이를 잃어버렸다며 경찰에 신고했고 같은 달 4일 경기도 부천에서 해당 오토바이가 발견됐다.
경찰은 절도 사건을 수사하던 중 해당 오토바이에서 나온 지문을 국과수를 통해 감정한 결과 A씨의 지문인 사실을 확인했다.
또 오토바이에서 발견된 혈흔을 국과수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DNA와 비교 분석한 결과, 6년 전 인천의 한 아파트에 발견된 침의 DNA와 일치했다.
A씨는 검거된 이후 경찰 조사에서 "지인 집에서 잠을 잔 뒤 세워져 있던 오토바이를 타고 갔다"며 "운전 중 넘어져 오른손에서 피가 났다"고 말했다.
6년 전 아파트에서 초등생 여자아이를 강제추행한 사실도 실토했다.
검찰 관계자는 "국과수 법유전자과는 수사기관의 DNA 감정을 의뢰받으면 여죄를 확인하고 미제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DNA와 일치하는 게 있는지 항상 확인한다"며 "이 과정에서 6년 전 범죄가 들통났다"고 말했다.
디지털뉴스본부 이은혜 기자 leh92@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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